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3.22 18:35
21일 열린 농심의 주주총회에서 이병학 농심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21일 열린 농심의 주주총회에서 이병학 농심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신동원 농심 회장이 수출 전용 라면 공장 신설을 검토한다. 경기도 평택 포승과 부산 녹산 등 농심이 확보한 부지도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신 회장은 22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제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 2공장에 라인 1개를 증설 중이며 국내에도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이 올해 국내 생산공장을 새롭게 짓는다면 지난 2007년 부산 녹산공장 이후 17년 만이다. 농심은 경기 안양과 안성, 아산, 부산 사상, 구미, 부산 녹산, 평택 포승 등 국내 7곳에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평택과 부산 중 한 곳에 공장 신설에 나서면 8곳으로 늘어난다.

신 회장은 미국 제3공장 구축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신 회장은 “미국 내 부지 가격과 인건비 등 건설 비용이 올라 미국 3공장은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며 “수출이 잘 되고 있어 유럽 지역에 판매법인을 설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생산공장 2곳을 두고 있는 농심은 2005년 가동한 제1공장에서 봉지면 2개, 용기면 4개 라인이, 2022년 가동한 제2공장에서는 봉지면 1개, 용기면 2개 라인을 가동 중이다. 2공장에 증설 중인 라인은 올해 하반기에 본격 가동된다.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제공=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제공=농심)

농심이 국내에 수출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것은 해외 라면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농심은 매출 3조4106억원에 영업이익 2121억원을 거두며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농심의 해외 매출은 13억100만 달러(약 1조7400억원)로 2019년 8억 달러보다 62.6% 증가했다. 특히 해외 매출에서 북미지역을 담당하는 미국 법인이 5억3800만 달러로 매출이 가장 높았다. 유럽 지역 역시 6010만 달러로 2019년 2500만 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신 회장은 최근 정부의 물가 안정화 방침과 관련해 라면 가격 하락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밀가루만 가지고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양한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병학 농심 대표는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올해 농심의 3대 중점과제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를 비롯해 ‘신규 사업 육성’, ‘수익 구조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해 경영지침을 ‘전심전력(全心全力·온 힘과 마음을 기울이다)’로 정했다”며 “농심은 이제 자타공인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미국 시장에서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마련하면서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도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인 신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여인홍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김지연 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변동걸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은 원안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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