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1.08 13:45
국내 생산 수출기업들위해 조속한 TPP가입 필요성 대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협정문이 지난 5일 공개됨에 따라 업계들이 손익계산을 따져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개된 협정문을 분석한결과,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TPP에 참여해야 할 당위성을 재확인 했다”며 “가입이전까진 자동차부품, 바이오, 섬유, 의류 제품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공개된 협정문은 총 30장으로 구성됐는데, 우리가 가입할 경우 넘어야 할 여러 난제, 즉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지원 금지 ▲지적재산권 보호 금지 ▲농수산 보조금 금지 등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이런 난제의 대척점에는 ‘원산지 누적기준’ 조항이 있어 우리의 조기 가입이 시급하다는 논리를 뒷받침 해준다. 이 조항은 TPP 12개 회원국이 생산한 중간재를 사용해 최종 제품을 만들 경우 중간재의 원산지를 자국산으로 인정해주는 조항이다.
즉 TPP 협정을 맺은 나라간 부품 및 완제품에 대한 관세가 모두 철폐되는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로부터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던 미국이나 일본이 생산기지를 베트남이나 멕시코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차 부품은 기회가 될 수 있다=TPP 회원국인 미국 자동차 시장은 2010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1% 늘어난 1710만대에 달할 것으로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는 전망한다. 그러나 올해 9월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0.9% 증가한 44억 달러에 그쳤다. 시장의 호조세에 비해 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TPP발효 후 일본의 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 미국시장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병제 코트라 디트로이트 무역관장은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서고 있는 부문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유도해 TPP국가내 관세철폐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미국 디트로이트에 MNA(모비스 북미법인)을 운영 중이다. 현대 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이미 2년전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은 물론 미국의 크라이슬러 등에 섀시모듈 100만대 수출을 달성 했다”며 “미국의 자동차 호황기에 현지 생산력을 확대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 부품업체들과 경쟁해 나 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단 타격이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우, 중소형 부품업체들의 해외 진출 및 생산기지 확대 기회를 범국가적으로 지원 확대해 나가는 대응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섬유업계 효성은 웃고 코오롱은 관망=TPP 가입국인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효성은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류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일본이 수입하는 베트남산 섬유·의류 제품에 부과되던 높은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특히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한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인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라며 "TPP 가입 시 베트남 공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1조원 가량의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수출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코오롱의 한 관계자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기반을 잡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TPP에 참여하게 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남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의류 업체의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나 페루의 경우 베트남으로 수입선을 옮길 수 있는 만큼, 우리의 TPP가입 이전, 중국 등 수출국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큰 피해는 없다=산업통상자원부는 공개된 TPP 협정문 설명자료에서 "전자분야의 경우 미국이 일본에 대해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해 미국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했으나, 우리의 경우 2021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가전제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것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조속한 시일내 TPP가입이 안될 경우 적어도 2021년 이전까진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이 북미시장에서 일본의 소니·파나소닉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한 측면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이에 대해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 모두 현지화 생산체제를 오래 전에 구축했기 때문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신기술 개발과 현지 마케팅 강화 등으로 일본과의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IT전자업계의 주력인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 물량은 상당부분이 TPP 가입국인 베트남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협정 수혜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