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12.22 05:55

우리금융지주 전환·케뱅 대출중단 사태 '이중충격'
고성장세·스톡옵션에 '친정' KB 복귀 많지 않을 듯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준비를 위해 케이뱅크로 파견나간 우리은행 직원 3분의 2가 모두 복귀한 반면 카카오뱅크로 옮긴 KB국민은행 직원 가운데 퇴사 등 이탈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은 출범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성과에 따라 주식까지 나눠주는 것과 달리 수차례 대출중단 사태를 겪은 케뱅의 미래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카뱅에서 근무 중인 KB금융그룹 직원은 15명이다. 카뱅 본인가 취득과 운영 지원을 위해 2016년부터 파견 나간 인원이 전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카뱅 인가 때부터 주주사로 참여해 현재 지분 9.86%를 보유 중이다.

이와 달리 케뱅을 지원하기 위해 이적한 우리은행 직원 중 잔류 인원은 8명이다. 지금까지 우리금융그룹 직원 26명이 케뱅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중 퇴사자는 2명이며 그룹 복귀자는 16명이다. 파견 직원 3분의 2가 친정으로 돌아간 셈이다. 우리은행은 케뱅 지분 13.79%를 보유하고 있다.

두 인터넷은행의 파견직원 잔류현황 차이는 케뱅 파견 기간이 더 짧은 영향이기도 하지만 결국 회사 실적, 성장성에서 갈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직원의 자원을 받아 지난 2016년 3월 당시 '3년 후 복귀 옵션'을 약속하고 케뱅으로 우리은행 직원 22명, 우리FIS 직원 4명 총 26명을 보냈다. 3년이 지난 올해 3월 케뱅 잔류를 택한 우리은행 직원은 8명이다.

KB금융도 자원을 받아 같은 시기에 국민은행 직원 11명, 카드사 직원 2명, 데이터시스템 인력 2명 총 15명을 카뱅으로 보냈다. 이들이 복귀 옵션(4년)을 선택할 경우 오는 2020년 3월 돌아오게 되고, KB금융은 이달 재채용 공고를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B에서 온 직원들이 내년 3월에 거취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지금까지 퇴사자는 없고 카뱅도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어 큰 이탈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젊은 직원일수록 디지털뱅킹 업무를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한 인터넷은행'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 역시 "예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파견직원들이 카뱅에 남을 확률이 크다"고 봤다.

카뱅은 출범 1년 8개월 만인 올해 1분기(3월 말)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3분기 연속 흑자를 시현 중이다. 또 11월 최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카뱅 지분 16%를 매입해 인터넷은행법상 최대 보유 한도인 지분 34%를 보유,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카뱅은 스톡옵션을 통해 일반직원 137명에게 324만주를 배분하며 현재와 미래 과실을 공유하기도 했다. 물론 스톡옵션은 개인 성과를 바탕으로 실현되기 때문에 파견직원마다 지급 유무와 규모는 다를 수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이 올해 초 지주사 전환에 성공, 순항하고 있다는 점도 파견직원의 복귀를 자극했다는 평이 있다.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전환한 1월은 케이뱅크가 자본금 부족으로 수차례 대출중단 사태를 겪다가 정상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여러모로 비교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토스뱅크도 은행계 주주사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인적자원을 지원받는 예정이다.

토스 관계자는 “준비법인은 주주사 인력과 함께 구성·설립하게 될 예정이나 이제 막 예비인가가 통과된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면서도 “하나은행과는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운영 및 자본 안정성에 대해 협의하고 특히 토스뱅크가 중신용자 특화금융을 약속한 만큼 이 부분을 중요한 협력 사항을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토스뱅크는 토스가 주도해 운영하는 만큼 하나은행은 충실히 조력할 예정”이라며 “특히 리스크 관리, 중신용자 금융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