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4.10 11:07
엄효식 군생활 소통 앱 '마편' 대표. (사진제공=엄효식)
엄효식 군생활 소통 앱 '마편' 대표. (사진제공=엄효식)

"<합참에서 알려드립니다> 북,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발사 //끝//"

요일과 시간, 밤낮을 가리지않고 이러한 문자메시지가 기자들의 휴대폰으로 전해지면 실시간 속보가 뜨고 국민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기사를 읽게 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언제나 변함없는 대한민국에서 국방이나 군 관련 기사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중요한 이슈로서 국민들에게 등장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언론앞에서 발표하는 브리퍼들은 서로 다르다. 국방부를 대표하는 대변인은 사복 정장 차림으로 나오지만, 합동참모본부의 공보실장은 늘 군복을 입은 모습으로 브리핑을 한다. 국방부 대변인은 행정부 조직인 국방부의 정책과 입장을 발표하고, 합참은 작전부대를 대표하여 공식적 입장을 발표한다. 

브리퍼의 신분과 복장뿐만 아니라 발표의 영역과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의 군 통수권자는 당연히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군사에 관한 모든 사항을 국무위원인 국방부 장관에게 위임을 하고, 국방부 장관은 국방영역을 군령과 군정으로 구분하여 각각 합참의장과 참모총장에게 위임을 한다.

국군조직법 제9조(합동참모의장의 권한)는 '합동참모의장은 군령(軍令)에 관하여 국방부장관을 보좌하며, 국방부장관의 명을 받아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각군의 작전부대를 작전지휘·감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대응이나 다양한 군사작전, 전쟁지휘와 같은 용병(用兵)과 군령에 해당하는 영역들은 합참 소관이고 중요사안들은 합참의 공보실장이 브리퍼로서 국민들에게 설명을 한다. 북한의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때마다 합참 공보실장이 항상 브리핑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장병들의 교육훈련, 인사와 군수 등 병영여건 개선 분야는 각 군의 공보정훈실장들이 공식적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군에서는 그러한 분야를 양병(養兵) 또는 군정(軍政)으로 구분한다.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는 군복을 입고있는 합참의장과 참모총장 모두 4성 장군이라서, 그들의 임무와 역할에 대하여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 비록 4성 장군이 지휘하는 군 조직이라고 할 지라도, 소관영역이 아닌 분야에 대하여 단독 브리핑을 하거나 입장을 발표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현재 우리 국방부 산하에서는 그러한 협업과 역할분담이 매우 적절히 이뤄지고 있다.

전쟁 또는 북한의 국지도발 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 국민들은 군대의 어떤 조직을 바라봐야만 할까. 언론 앞에 나서서 공식적으로 상황브리핑을 하는 조직이 작전지휘 및 대응을 담당하고 있는데, 당연히 합참이 모든 상황을 주도하면서 수시로 브리핑을 할 것이다. 

50만 국군조직 가운데 군사적으로 가장 긴장감을 유지하고, 북한군의 군사적 도발에 대하여 날선 눈빛을 유지하고 있는 조직이 합참이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여러 작전사령부와 함께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24시간 감시정찰하고, 예상되는 도발에 대하여 단호하고도 입체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민들의 시선으로는 직접 볼 수 없는 공간에서, 절정의 내공으로 무장하고 묵묵히 고뇌하며 집중력을 발휘하는 군 조직이 합참인 것이다. 

이러한 합참의 지휘관은 합참의장(합동참모의장)이다. 합참의장은 군령 분야의 최상층부에서 자위권을 비롯한 평시 작전지휘권을 행사하면서 군사전략 수립과 한미 연합작전 태세 유지, 무기체계 소요결정 등 중차대한 임무들을 수행한다. 

군 인사법 제18조(합동참모의장 임명)는 '합참의장은 재임기간 동안 군에서 복무하는 현역장교 중 최고의 서열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합참의장을 비롯한 합참의 모든 구성원들은 늘 '평범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 되고 있다. 하루하루 북한군 움직임과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 뿜어내는 위협에 대비해야하는 중압감은 오히려 그들에게 자부심이 된다. 

실제상황에서 작전의 아쉬움이 드러날 경우 비난과 질책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누리고있을 때 우리는 그 존재를 잊기 쉽다

365일 여명의 새벽을 시작하고 또 밤을 열어가는 군인들이 합참에 있다. 합참의 상황실은 섬세한 생명체처럼 모든 작전사령부와 소통하며 철옹성을 이룬다. 

서울의 용산을 지나갈 때, 멀리 보이는 합참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큰 응원이 될 것같다.

대한민국 합참은 24시간 잠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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