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2.25 12:48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이태규(왼쪽부터) 국민의힘 정책위 수석부의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방향 민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이태규(왼쪽부터) 국민의힘 정책위 수석부의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방향 민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일삼다 적발된 글로벌 IB인 BNP파리바와 HSBC에 대해 26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2일 열린 회의에서 글로벌 IB 2개사 및 수탁증권사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수탁에 과징금 265억2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IB사 2곳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번 과징금 조치는 2021년 4월 공매도 제한 위반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대 규모다.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주식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내부 부서 간 주식 대차내역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고 실제 소유한 주식보다 더 많은 잔고로 매도 주문을 내는 수법을 이용했다.

증선위는 BNP파리바 계열사인 국내 수탁 증권사도 지속해서 잔고 부족이 발생하는 것을 알면서도 원인 파악이나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고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수탁해 중대한 자본시장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봤다.

증선위는 "매도 가능 수량 부족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부 사후 차입 및 결제를 지속했다"며 "향후 무차입 공매도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관한 채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SBC는 2021년 8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주식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이 회사는 총수익스와프(TRS) 주문을 받고 이를 헤지하기 위한 공매도 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향후 차입 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주문을 제출해 왔다.

증선위는 HSBC가 이 같은 공매도 업무처리 프로세스가 국내 공매도 규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오랜 기간 공매도 후 사후 차입하는 행위를 지속했다며 위법행위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 관계자는 "이들 글로벌 IB의 위반행위를 자본시장 거래질서 및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사안으로 판단해 공매도 제한 위반에 대한 과징금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금융당국은 건전한 자본시장 확립을 위해 각종 불공정거래 및 공매도 제한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5일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한 후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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