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6.02 07: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이하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 협정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명수기자] 미국이 1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이하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 협정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국제사회는 트럼프의 협정 탈퇴 선언에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부터 미국은 파리협정의 전면적인 이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세계 2위 탄소 배출국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비준한 지 9개월 만에 파리협정을 백지화했다. 미국은 2015년 이 국제협약에 서명한 195개국 중 비준을 미룬 시리아와 니카라구아에 이어 탈퇴를 공식선언한 세번째 국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는 대신 미국과 국민에게 도움되는 더 좋은 조건의 새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파리협정보다 더 나은 정책을 찾기 위해서라면 민주당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파리협정이 중국과 인도에 엄격하지 않으며, 미국에는 나쁜 협정이다"고 주장하며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거듭 부각했다.

트럼프의 탈퇴 선언에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은 즉각 반발하면서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일 공동성명을 통해 "파리협정은 재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3개국 정상은 "파리협정은 국제적인 협력의 주춧돌(cornerstone)"이라며 "협정에서 제시된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이행할 수 있도록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우 별도의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에 오점(error)를 남겼고, 지구의 미래에도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하겠다. 파리협정의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의 탈퇴 선언에도, 파리협정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이행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기후정책에서는 미국과 행보를 같이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래를 거부한 극소수 국가에 합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파리협정에 남아있는 국가들은 그로 인해 창출되는 고용과 산업에 있어 과실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그 협정의 전면에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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