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3.19 14:24

반대보다 고용보장·투자약속 요구가 먼저…생산직 동의 촉구

유병수(왼쪽부터)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1실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19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정송강 금속노조 금호타이어곡성지회장, 조삼수 금속노조 금호타이어광주지회장, 김현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반대가 심해지는 가운데 일반직 사원들은 대표단을 결성해 해외매각 찬성의 뜻을 밝혔다. 일단 해외자본을 유치해 법정관리라는 급한 불은 꺼야한다는 게 일반직 사원들의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들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타이어 본사 건물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 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일반직 사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회사의 생존을 위해 법정관리만큼은 결사 반대한다”며 “(법정관리를 막기 위한) 유일한 선택인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노사 간 조속한 대타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생산직을 제외한 일반직 노조원들은 총 1500여명이다. 이들은 지난 주 일반직 대표단을 결성하고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참여 인원의 97.3%(응답률 71.5%)가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타이어는 노사는 이달 안에 자구안을 합의해 채권단에 제출해야하고 동시에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동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채권단은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정상화 방안, 차입금 만기 1년 연장, 이자율 인하 등의 유동성 대책을 마련하기로 의결하고 노사가 자구안에 대한 약정서를 이달 안에 체결하지 않으면 채무상환 유예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더블스타 역시 노조가 이달 중으로 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생산직 노조 조합원들은 해외매각에 반발하며 24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해외매각을 놓고 노사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와 구조조정 돌입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는 실사 결과 지속가치가 4600억원인 반면 청산가치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한 내에 노사 자구안과 노조 동의가 없을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와 함께 최악의 경우 파산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반직 사원들이 해외매각에 찬성한 것도 법정관리를 막기 위해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정관리 아니면 외자유치 밖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차선’이라도 선택해야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일반직 사원들은 해외자본을 통해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정상화 기반을 다진다면 다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해외매각 이후 고용 불안정과 ‘먹튀’ 우려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고용보장 약속과 독립경영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외자본을 수혈 받아 생산과 판매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재무적 판단을 앞세우는 투자자가 철수하긴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의 이윤창 차장은 “지금 회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고 무엇보다 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정관리를 피해야 한다”며 “현재 회사는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노조는 하루빨리 자구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광주공장에서 노조 집행부를 만나 직접 설득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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