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6.22 16:04

모두 오르면 35만명 연 1.3조원 세부담 늘어날 듯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 윤곽이 드러났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차등과세를 비롯해 공정시장가액비율과 누진세율 인상을 통한 보유세 부담 강화안 등이 발표됐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정부에 권고할 부동산 보유세 개편 초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개편안은 총 4가지 안으로 구성됐다. 우선 제1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안이다. 현행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10%p씩 인상해 100%까지 올린다. 다만 별산합산 토지는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

1안에 따라 공정가액비율이 100%가 될 경우 34만1000명(주택 27만3000명, 토지 6만7000명)의 세금이 증가해 연 1949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1안은 실거래가 반영률을 단기간에 제고해 과세정상화를 도모하는 만큼 세율을 인상하지 않아 세부담 증가가 크지 않다.

제2안은 종부세율 인상과 더불어 누진도 강화하는 안으로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종부세율을 차등 인상한다. 주택의 경우 시가 6~12억원 과표구간의 종부세율은 0.8%, 12~50억원 구간은 1.2%, 50~94억원은 1.8%, 94억원 초과는 2.5%로 각각 0.05%포인트, 0.2%포인트, 0.3%포인트, 0.5%포인트 올리게 된다.

또 종합합산 토지는 15억 이하 1.0%, 15~25억원 2.0%, 45억 초과 3.0%로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1.0%포인트 각각 인상한다. 별도합산 토지의 경우 현행 유지하거나 구간에 따라 0.1~0.2%포인트 올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경우에는 주택 5만3000명, 종합합산 토지 6만7000명, 별도합산 토지 8000명 등 총 12만8000명의 세부담이 늘게 된다. 재정특위는 연 4992억~8835억원 세수가 증가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2안은 1안에 비해 세금 부담 인원은 적으나 세수효과는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표 실거래가 반영 비율이 미흡해 부동산 보유세의 수직적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재정개혁특별위원회>

반면 제3안은 앞서 제시된 1안과 2안을 혼합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구간별로 연 2~10%포인트씩 차등인상하고 종부세율은 2안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재정특위에 따르면 3안에 영향을 받은 인원은 총 34만8000명(주택 27만3000명, 토지 7만5000명)으로 공정가액비율은 연 10%포인트 인상할 경우 세수가 최대 연 1조295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3안은 누진세율 강화를 통해 부동산 보유세를 합리화하면서 실수요자 등 낮은 과표구간 납세자의 세부담 증가는 최소화했다. 다만 공정시자가액비율 및 세율의 동시 인상으로 높은 과표구간의 세액이 크게 증가하고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자연 증가가 더해져 세부담이 커진다.

제4안은 3안과 동일하되 1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정가액비율만 인상해 다주택자와 차등과세토록 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2안과 같이 종부세율이 차등 인상되나 1주택자의 과표 및 세율은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4안에 따라 세금이 늘어나는 인원은 34만8000명으로 3안과 동일하지만 세수효과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연 5% 인상될 경우 연 1조866억원으로 소폭 줄어든다.

4안의 경우 1주택자를 우대해 주택 실수요자 보호 측면이 있으나 고가 1주택 보유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우려가 상존한다. 특히 중·저가 다주택자보다 고가 1주택자를 우대하는 만큼 과세형평성에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이외에도 과표규모별 과세인원을 고려한 과표구간 조정 및 3주택자 이상 추가과세 방안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되는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28일 재정특위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확정된 권고안은 정부가 오는 7월 말 발표할 예정인 세제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반영해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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