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영빈 기자
  • 입력 2018.08.14 14:51

"권력형 성폭력이 심판 받도록 끝까지 싸우겠다" 의지도 표명

<사진=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뉴스웍스=민영빈 기자] 14일 1심 법원에서 자신의 정무비서 김지은(33)씨를 지위를 이용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온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된 가운데 김 씨가 긴 법정싸움이 될 것을 암시했다.

김 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지금 이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며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력자의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저를 지독히 괴롭혔던 시간이었지만 다시 또 견뎌내겠다. 약자가 힘에 겨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이 아니라 당당히 끝까지 살아남아 진실을 밝혀 범죄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초석이 되도록 다시 힘을 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재판장이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안 전 지사 측에서) 말씀하실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며 심경을 고백했다.

특히 그는 안 전 지사와 약 두 달간 진행된 재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여온 소회도 밝혔다. 그는 "어둡고 추웠던 긴 밤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무서웠고 두려웠다"며 "침묵과 거짓으로 진실을 짓밟으려던 사람들과 피고인의 반성 없는 태도에 지독히도 아프고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그런데도 지금 제가 생존해 있는 건 미약한 저와 함께해주는 분들이 있어서였다. 숱한 외압과 어려움에도 진실된 목소리를 내주셨고 함께해 주셨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평생 감사함을 간직하며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게 보답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많은 실망을 드렸습니다.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법당국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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