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1.05 16:30

대한상의·전경련, 회장단 회의 및 세미나…정부에 '보약'되는 '쓴소리'
투자는 미래의 근간인데 올해 30대기업 투자 반도체 빼면 21% 줄어

(사진=뉴스웍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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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경기침체로 경제엔진이 식어간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계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언을 던졌다. 정부의 규제 혁파와 노동개혁으로 투자 불씨를 되살리고 혁신기반을 재구축해야한다는 게 재계의 일관된 메시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광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열고 미래를 위한 경제계의 결집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등 전국 상의회장단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박용만 회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기반의 재구축”이라며 “높은 제조역량을 내세워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리는 양적 성장방식이 아닌 기술진보와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질적 성장이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나 자유롭게 혁신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생명‧안전 등의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들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문제가 분명하고 해결책도 나와 있다면 이제 남은 선택은 실행으로 옮기는 일”이라며 “미래를 위해 꼭 해야하는 일이라면 이해관계를 떠나 외면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한데 모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투자의 재조명’ 세미나를 열고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이 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투자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한경연 원장이 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투자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투자는 그 자체로 성장을 이끌 뿐 아니라 미래 생산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정부지출 확대가 민간 부문을 위축시키는 가운데 수출 또한 미중 통상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 시점에서는 투자가 갖는 의미가 훨씬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의 주축인 30대 기업의 올 상반기 투자가 34%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21%나 줄어든 것이 현실”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우리 주력산업의 투자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과 노동시간의 강제적 감축, 비정규직의 무리한 정규직화, 법인세 인상 등 자본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잠식하는 조치들이 급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정책책임자들의 안이한 경제인식과 운용 등으로 원래 목표와 달리 사회적 약자와 저소득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특히 규제 혁파, 노동과 교육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정책 보완도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피해보는 사람을 위한 선진국형 사회안전망과 복지의 확충도 보완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조 명예교수는 투자감소가 노동생산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투자가 감소하면 자본이 감소하고 자본이 감소하면 노동생산성이 감소한다”며 “노동생산성이 감소하면 고용이 감소하고 고용이 감소하면 자본생산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투자가 다시 감소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고 투자 감소가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토론에 나선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역시 “설비투자는 현재 생산 뿐 아니라 미래의 생산능력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며 “2000년, 2002년, 2007년 등 과거의 경기부진도 설비투자 부진에서 시작됐듯 투자부진을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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