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칠호 기자
  • 입력 2018.12.23 15:22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안 문희상 의원 재탕이어 박정 의원이 또 재탕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난 13일 열린 의정부포럼 (사진=의정부시 제공)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난 13일 열린 의정부포럼 (사진=의정부시 제공)

[뉴스웍스=김칠호 기자]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한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법안이 재탕에 재탕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된 법안 재탕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2명은 재탕한 법안을 또 재탕하는 데 버젓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23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평화통일특별도의 설치 의의와 추진 전략'을 주제로 의정부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문희상 국회의원실과 의정부시 행정혁신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그러나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국회의장이 된 문희상 의원의 공적을 챙기려는 의미에서 국회까지 찾아가서 벌인 이벤트로 비춰지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 취임 축하 현수막
문희상 국회의장 선출 축하 현수막(사진=김칠호 기자)

문제는 문희상 의원이 발의한 평화통일특별자치도 설치 법안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기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재탕한 것이라는데 있다. 이 법안은 2016년 박가준의원이 국회의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하지만 이 법안에  발의자로 참여했던 문희상 의원이 지난 3월 지방선거후보자 경선에 편승해 발의자 27명의 서명을 받아 다시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휴전선을 접하고 있는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경기도에서 분리해 평화통일특별도를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제목도 그대로였다. 국회의원 임기만료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할 이 법안을 안병용 시장이 포럼을 열어 끌어낸 셈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무소속으로 바뀌면서 과연 법안처리가 어찌됐을까 확인하기 위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접속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11명의 서명을 받아 똑같은 제목의 법안을 대표발의해 놓은 것이다.

박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발의자로 참여한 윤호중, 김성수, 이수혁, 정성호 의원은 문희상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 발의자에 포함되어 있다.

더욱이 윤호중, 정성호 의원은 2014년 박기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참여한 이래 세 번에 걸쳐 같은 법안발의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안병용 시장이 개최한 포럼에서는 박정 의원의 이름이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안 시장이 소속 당 국회의원들이 같은 법안을 발의한 사실을 몰랐는지, 알고도 무시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박정 의원실 관계자는 "문희상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는 상관없이 박정 의원이 다시 법안을 대표발의했기 때문에 행정안전위원회에 각각 별개의 법안으로 회부되어 있다"면서 “안병용 시장이 국회에서 포럼을 개최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안정보시스템 입법예고등록의견에는 “졸속법안 강력반대, 통일시대 대비 가짜 평화쇼 악법 절대반대, 평화를 내세우기 전에 무장해제로 무너진 안보부터 챙겨라” 등의 반대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