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8.12.26 15:40

임도선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ㆍ서울시 대사증후군관리사업지원단장)

한 겨울 낭만과 건강을 체험하는 백미는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찾는 일일 것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겨울이면 습관적으로 사우나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효과가 좋다고 해도 복병은 있게 마련이다. 혈관질환 특히 혈압이 높거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나의 건강상 이점은 무수히 많다.

첫째는 근골격계 질환에 좋다. 근육을 비롯한 관절부위가 이완되면서 유연해지고, 통증이 감소된다.

둘째는 혈관의 탄력이 좋아진다. 혈관이 늘어나고,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순환기질환을 개선한다.

셋째는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건강해진다. 노폐물이 씻겨나가고, 모공이 커져 땀을 배출함으로써 피부가 젊어진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심근경색 또는 협심증 환자, 고혈압이 심하거나 부정맥 환자,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다면 사우나 이용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선 장시간 높은 온도에 노출이 되면 땀을 통해 체내의 수분이 빠져나간다. 이때 우리 몸에서 나트륨, 칼륨, 칼슘과 같은 필수 전해질도 같이 배출되면서 전해질 이온 부족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나고, 심하면 구토, 경련,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올 수 있다.

탈수 그 자체도 문제다. 우리 몸의 혈액량이 부족해지면 더 많은 혈액을 온몸에 보내기 위해 심장이 더 빨리 뛰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심장에 부담을 주면서 협심증을 유발하거나 기존의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혈액이 걸쭉한 당뇨병 환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심각할 수 있다. 추운 곳에서 움추렸던 몸이 갑자기 이완되면서 혈관이나 심장 등 신체기관이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심장질환자들은 사우나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권고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특히 협심증, 고혈압, 심장질환 등 심혈관질환자들은 가능한 사우나를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령자는 사우나 또는 목욕탕에서 낙상을 많이 당한다. 특히 기립성저혈압이 있거나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는 남성도 갑자기 쓰러질 수 있다. 사우나 후 갑자기 일어나면서 머리가 핑 도는 수가 있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심장에서 머리로 보내는 혈액이 갑자기 부족해져 순간적인 뇌빈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목욕탕에서 냉탕과 열탕을 번갈아 옮겨다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온도변화는 관상동맥에 스트레스를 줘 수축 혹은 경련을 초래한다. 비만하거나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사람, 심장질환 고위험군은 절대 삼가야 할 일이다.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선 사우나 이용시간은 한 번에 15~20분으로 제한하고, 사우나에 들어가기 전에 급격한 체온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또 물을 충분히 마셔 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특히 음주 후 사우나 이용은 전해질 이상과 탈수를 촉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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