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5.18 18:20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

췌장암은 증상이 애매하고, 검사도 까다로워 조기진단이 쉽지 않은 암이다. 그러다보니 환자 대부분이 뒤늦게 암을 발견하고, 치료성적도 떨어지는 등 예후가 매우 안 좋다.

그런데 간혹 허리와 등의 통증으로 척추센터를 찾았다가 췌장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종종 있다. 그러다보니 등이나 허리 통증이 생기면 췌장암을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50세 미만에서 췌장암 가족력이나 만성췌장염이 없고, 체중감소와 식욕부진과 같은 증상이 보이지 않을 때 췌장암으로 진단한 적은 거의 없다. 따라서 막연히 등이 아파서 췌장암을 검사하기보다 췌장암과 관련된 다른 동반 증상의 유무를 파악하고,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이다. 그러나 실제 초기는 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있어도 막연한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소화장애 정도로 일상에서 흔히 겪는 위장관질환 증상과 유사하다. 따라서 등 통증이나 복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위·대장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는데 지속해서 복통이 있으면 췌장암을 의심할 수는 있다. 더욱이 위장약을 복용하는데도 호전이 없으면 췌장암 검사를 받길 권한다. 또 50대 이상에서 당뇨병이 처음 진단됐거나, 그동안 앓아왔던 당뇨병이 악화했을 때에도 췌장암을 가능성을 염주에 둬야 한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는 가족력과 만성 췌장염, 그리고 오랜 기간 당뇨병을 앓아온 환자, 췌장 낭성 종양 등이다. 따라서 이런 환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가능한 조기에 췌장암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흡연과 비만 역시 췌장암 발생빈도를 증가시키므로 금연과 음식조절,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췌장암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췌장은 진단 또한 쉽지 않다. 복부초음파 검사나 복부CT 검사만으로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 복부초음파 검사는 장내 공기가 많거나, 비만이 심하면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또 췌장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 췌장을 관찰하기 어려워 췌장암의 스크린 검사로 적합하지 않다.

일반 복부CT 검사도 크기가 작은 췌장암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CT영상으로 췌장을 검사하려면 반드시 췌장 정밀CT 검사를 해야 작은 암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 일반 복부CT 검사를 시행한 후 안심하고 있다가 진행성 췌장암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일반 복부CT 검사에서 췌장암이 없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췌장 정밀CT검사, MRI 검사, 내시경 초음파검사를 받은 것이 좋다. 특히 내시경 초음파검사는 정밀도가 매우 우수하다. 기존의 영상검사와 달리 고주파 초음파가 장착된 특수 초음파내시경을 이용해 정밀하게 검사하기 때문이다. 1㎝ 이하의 작은 췌장암 뿐 아니라 영상검사에서 애매한 췌장 병변을 재차 확인하거나 필요할 때는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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