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진갑 대표
  • 입력 2019.01.01 00:30
(사진=대한민국 공군 홈페이지)
(사진=대한민국 공군 홈페이지)

모두가 힘들다고 한다. 개인, 가계뿐 아니라 자영업자, 중소기업, 심지어 대기업까지 앓는 소리를 한다. 희망적인 것도 없다. 곳곳에 문 닫는 기업, 점포 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자리도 찾기 힘들다.

정권이 바뀌면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는데 더욱 살기 힘들어졌다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한국에선 살기 힘들다고 해외서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실제 지난해 해외직접투자가 전년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개인들도 있는 재산을 팔아 해외로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2019년 벽두도 그렇고, 기해(己亥)의 한 해가 내내 그럴 분위기다. 새해를 맞는 것이 즐겁지 않은 이유다.

새해에는 새로운 해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맞을 햇빛은 그리 밝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걱정이다.

한국의 경제를 견인해 왔던 수출 전망이 좋지 않고, 경제 활성화를 기대해 볼 글로벌경제의 흐름이 불안하다. 주요 기업과 산업 경쟁력도 줄곧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업의 그늘도 깊어질 태세고,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물가상승 조짐도 심상치 않다. 소비를 떠받칠 중산층도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레임덕 증상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캠코더 인사와 민간인 사찰 등이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고, 갈수록 도를 더하는 ‘내로남불’ 논리, 지루하게 이어지는 적폐청산 논리에 국민들이 식상해 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등에서도 노·사·정 대타협은 뒤로 한 채 일방통행식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니 대통령 지지율이 뚝뚝 떨어질 수밖에 없고, ‘촛불’의 열망을 끌어않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위기다.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위기를 타개할 움직임이나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정치권은 내 탓 공방만 하며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고, 경제의 발목을 잡는 규제개혁 입법도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있다.

세상사 올라가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병증은 확연하다. 소득주도성장이나 탈원전 등 이념적인 문제가 급한 것이 아니다. 적폐청산으로 하세월을 보내서도 안된다. 산업생태계를 살려 성장엔진을 꺼뜨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만 경제 활력이 되살아나고 국민들도 풍요롭게 살 수 있다.

문제점과 병이 발견됐으면 이를 치유할 방법을 찾아 처방하고 수술을 하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수술을 게을리 하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필요한 것은 과감한 규제개혁과 혁신, 투자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주체가 혁신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정책의 실기(失機)는 상상한 것 이상의 결과를 초래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인식이 조금 달라졌다는 점이다. 인식변화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성과가 없으면 민심은 떠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과 문재인 정부가 2019년에 맞이할 상황은 그처럼 엄혹하다. 비상한 각오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 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 선제조치가 필요하다. 모두 우리가 할 일이다. 새해에는 대한민국 성장엔진을 살리는데 모두 힘을 모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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