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21 15:59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안과 김성우 교수

눈 건강을 위해서는 매년 한 두차례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 고대구로병원 제공)
눈 건강을 위해서는 매년 한 두차례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 고대구로병원 제공)

‘눈 중풍’을 아십니까.

흔히 중풍이라고 하면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을 떠올린다. 하지만 혈관은 어느 부위나 막힐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추우면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혈관주변의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돼 갖가지 질환을 유발한다.

눈의 망막주변을 흐르는 혈관이 대표적이다. 이곳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이 바로 눈 중풍으로 일컫는 ‘망막혈관폐쇄’ 다. 이렇게 되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할 수 있다.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상이 맺히는 부위다. 영화관에 비유하면 스크린에 해당한다. 망막에도 원활하게 혈액이 공급돼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망막동맥에 들어온 신선한 혈액은 노폐물을 담아 망막정맥으로 빠져나간다.

망막혈관이 막히는 주요 원인은 고혈압이다. 여기에 당뇨병, 심혈관질환이나 만성질환 등이 병을 부추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0년 3만9792명이었던 망막혈관폐쇄 환자는 2017년 6만440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망막혈관폐쇄는 크게 동맥폐쇄와 정맥폐쇄로 나뉜다. 망막동맥폐쇄는 응급질환이다. 별다른 통증 없이 먹구름이 낀 것처럼 눈앞이 캄캄해진다. 일단 발생하면 시력 회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안타깝게도 망막혈관폐쇄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다. 한번 손상된 혈관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다. 24시간 내에 혈관에 혈전용해제를 투여, 망막의 혈류를 복구하도록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그럼에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안압을 낮추고, 폐쇄된 혈관을 찾아내 혈류를 회복시키는 처치를 받는 게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최선의 방책이다.

망막정맥폐쇄는 시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맥이 서서히 좁아져 망막에 허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망막 중심인 황반부위가 붓는다. 증상이 주로 한쪽 눈에서만 진행돼 방치하기 쉽다.

망막혈관폐쇄는 50세 이상 장년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때문에 노안의 한 현상으로 여기는 수가 많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망막에 혈액이 부족하면 이차변화로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긴다. 이로 인해 유리체에 출혈이 생겨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드물지만 녹내장이 생겨 실명뿐 아니라 안구에 심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망막혈관폐쇄는 평소 예방·관리가 필수다. 40대부터 1년에 1~2회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혈관 및 혈당관리는 필수이며, 혈관건강을 해치는 음주와 흡연은 삼가해야 한다.

눈에 좋은 루테인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루테인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시금치, 케일, 순무 등 짙은 녹색채소가 있다. 또 베타카로틴은 토마토, 당근, 해조류 등에 많이 들어있다. 비타민E 또한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으니 적당히 챙겨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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