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1.31 06:55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안과 이화교수

‘먼산바라기’라는 우리말이 있다. 국어사전에선 ‘보아야 할 곳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짓’으로 설명한다.

의학적 용어로는 안검하수다. 안검은 눈꺼풀을 말하고, 하수는 아래쪽으로 쳐진다는 뜻이니 이름하여 ‘눈꺼풀 처짐’ 현상이다.

윗눈꺼풀(상안검)에는 눈꺼풀 올림근이 있다. 눈을 뜰 때 눈꺼풀을 올려주는 근육이다. 이 근육의 힘이 약하면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고, 눈꺼풀 틈새가 작아지게 되는데 이를 '안검하수'라고 진단한다.

안검하수는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한다.

선천성은 태어날 때부터 상안검거근이 발달하지 못해 눈꺼풀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아이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해 가까운 곳을 볼 때도 마치 먼산을 보듯 고개를 들어야 한다. 이를 방치하면 영구적으로 정면의 물체를 똑바로 보지 못한다. 고개를 들거나 눈썹과 이마를 올리고, 턱을 치켜든 상태로 자세가 변형된다. 게다가 증상이 심하면 시력이 발달하지 못해 약시가 될 수 있다.

후천성 안검하수는 외상으로 인한 근육 또는 신경 손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안검하수는 노화로 인한 근육기능 저하로 발생한다.

후천성 역시 처진 눈꺼풀이 시야를 방해하므로 시력저하는 물론 두통 뿐 아니라 턱을 들어올리는 버릇이 생긴다. 억지로 눈꺼풀을 올리려다보니 이마에는 깊은 가로 주름이 생긴다.

안검하수는 눈꺼풀이 처진 정도와 상안검거근 상태에 따라 수술방법을 결정한다. 상안검거근의 기능이 남아있다면 올림근절제술을 시행한다. 윗눈꺼풀 근육의 일부를 잘라내고 눈꺼풀을 위로 올려 눈꺼풀판에 봉합한다. 이렇게 되면 근육의 길이가 짧아져 기능이 강화된다.

하지만 상안검거근 기능이 없거나, 미약하면 올림근절제술을 시행할 수 없다. 따라서 이마의 근육을 사용하는 전두근 걸기법을 시행한다. 근육막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이식해 윗눈꺼풀을 이마근육에 연결한 뒤 고정함으로써 눈꺼풀을 올린다. 또 안검하수 수술과 동시에 눈매 주변의 미용관련 시술을 함께 시행함으로써 심미적인 만족도를 높이기도 한다.

안검하수 수술을 받으면 시야가 넓어져 시력을 보존해 주지만 이렇게 눈매가 커져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신생아와 어린이는 시력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사물을 볼 때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관심있게 살펴보고,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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