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4.02 18:09

한국당 통영·고성 승리로 '황교안 목적 달성'… 두곳 모두 승리하면 내년 총선 '교두보 확보'
정의당,성산 잡으면 울산광역시 동구도 노릴 수 있어…민주당 전패하면 이해찬 대표 타격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통영·고성의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세에 나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한국당 지도부가 지원을 나왔고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캠프는 부지런히 지역 유세를 다니는 가운데 잠시 짬을 내 사진 촬영에 임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통영·고성의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세에 나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한국당 지도부가 지원을 나왔고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캠프는 부지런히 지역 유세를 다니는 가운데 잠시 짬을 내 사진 촬영에 임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하루 앞으로 다가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의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창원 성산은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로서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미치는 지역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의 결과 범여권 단일후보로 출전하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스스로 노회찬의 후계자임을 자임하고 있는 상태여서 적잖은 지역 정치인들은 여영국 후보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특히 여영국 후보는 고(故) 노회찬 의원의 상주를 자처하며 "선거 승리 후, 그때 가서 상복을 벗겠다"고 할 정도로 고(故) 노회찬 의원의 '정신'과 이어져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여영국 후보가 민주노총 측으로부터 음양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당의 강기윤 후보자는 범여권 단일화 이전의 '우세'했던 판세에서 '열세'로 몰렸다고 판단하고 더욱더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일 창원과 고성, 통영을 다니면서 바닥민심을 읽고 있다"며 "내일 선거에서 지역주민들이 이 정권을 표로 확실히 심판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생과 경제 파탄에 대해 표로 심판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창원 경제가 좋지 않게 된 것이 현 정부의 실정과 연결돼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즉, 강 후보자는 바로 이런 지점을 공략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지역에선 한국노총 측이 강 후보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시선도 적잖다. 다만, 최근에 불거진 황교안 한국당대표와 강 후보자의 '경남FC 경기장 유세'의 여파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고(故) 노회찬 의원을 일컬어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이라고 했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당 소속의 이군현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치러지게 된 통영·고성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국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에서 이 지역의 정점식 한국당 후보자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 기관의 판세분석상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선거 직전일인 2일 예기치 않았던 사건이 불거졌다.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 측 인사가 지역 일간지 기자를 돈으로 매수하려했다는 의혹이다. 

더구나 ‘소(小)지역주의’가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통영은 인구가 13만6000여 명이고 고성은 5만4000여 명이다. 양문석 민주당 후보는 통영 출신이고 정점식 한국당 후보는 고성에서 초·중학교를 다녀 고성 출신으로 여겨진다. 결국 '유력한 여당 후보'를 뽑느냐, 지역경제 침체를 심판해야하냐는 판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선거 초반부터 민주당과 한국당 지도부가 심혈을 기울이면서 선거지원활동을 해온 결과는 3일 밤이면 결판이 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적잖은 선거전문가들은 한국당이 통영·고성에서 승리하고 정의당은 창원 성산에서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분위기다.

만일, 한국당이 두 지역 모두에서 승리한다면 황교안 대표의 향후 입지는 물론이고,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약진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당이 통영·고성 지역에서만 승리하고 창원 성산 지역에선 패배하더라도 황교안 대표로서는 소기의 성과는 거둔 것으로 보는 정치 전문가들이 적잖다. 통영·고성 지역은 황교안 대표가 후보자를 직접 공천했기 때문이고 창원 성산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시각에서다.

정의당은 당의 총력을 기울이다시피한 창원 성산 선거에서 여영국 후보자가 반드시 승리해줘야만 PK지역(부산·경남)을 근거로 향후 울산광역시 동구를 노려볼 수 있다고 평가된다. 또한, 민주당 입장에선 최소한 창원 성산에서 단일후보로 나온 정의당의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야만 이해찬 당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살게된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만일 창원 성산에서 여영국 후보가 패배하고 통영·고성 선거에서조차 한국당의 깃발이 꽂히게되면 이해찬 대표에게 정치적 타격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에게는 '빨간불'이 켜지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투표함이 개봉되기 하루 전의 상황은 지금 이 시각에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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