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4.30 16:31

고대의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어린이 당뇨병 환자에겐 인슐린 자가주사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다. 스스로 혈당을 체크하거나 주사를 놓는 행위를 이해 못한 친구들로부터 놀림감이 된다는 사실이다. 실제 적당한 투약장소가 없어 남들의 시선을 피해 화장실을 이용하는 어린이도 있다. 그러다보면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소아당뇨병으로 일컫는 1형당뇨병은 이렇게 부모 입장에서 보면 매우 안타까운 질환이다.

당뇨병은 1형과 2형으로 대별된다. 1형 당뇨병은 췌장기능이 망가져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질환이다. 반면 성인에게 많은 2형은 췌장이 불량인슐린을 만들어 인슐린으로서의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바로 그것이다.

1형은 췌장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태어나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지내다 갑자기 발병할 때가 더 많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면역세포가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한다.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인 것이다. 또 일부에선 바이러스 감염 후 항체가 생겨 췌장이 파괴되기도 한다.

1형 당뇨병은 혈당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인슐린을 공급해줘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1형 당뇨병은 성인 당뇨병과 달리 관리가 쉽지 않다. 하루 중의 혈당 오르내림도 심하다. 체내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거나 아주 소량으로 만들어지므로 그때마다 혈당을 측정하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인슐린 공급과 함께 적당한 식사와 적절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도 따라야 한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열량에 신경을 쓰되, 당을 서서히 올리는 복합탄수화물, 불포화지방산, 섬유소 위주의 건강식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또 간식은 정해진 시간에만 해야 하고, 짧은시간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밀가루, 인스턴트 식품은 피한다.

무리가 가지 않은 선에서 규칙적인 운동도 해야 한다. 신체활동은 포도당 흡수를 조절해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증대시킨다. 다만 인슐린을 투약하는 경우에는 저혈당이 찾아올 확률을 줄이기 위해 식후에 운동하는 것을 권한다.

1형 당뇨병 환아에겐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발병 초기부터 부모의 믿음과 지지를 통해 자녀가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울러 학교에서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적절한 장소를 찾아주고, 저혈당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반복교육이 필요하다.

어린 나이에 채혈과 혈당 체크, 인슐린 주사를 놓는 방법 등 배워야 할 것도 적지 않다. 이런 면에서 정기적인 당뇨교실이나 당뇨캠프는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체계적인 당뇨병 관련 지식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또래 당뇨병 친구들과의 교류와 관계형성을 통해 자신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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