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28 07:48
미국의 운전자 피로를 경고하는 포스터.
미국의 운전자 피로를 경고하는 포스터.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휴가철 장거리 운전은 가장의 몫이다. 평소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운전자는 즐거운 여행이 자칫 고행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무더위에 차량 체증까지 더하면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에 심신이 지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건강 복병' 어떤 것이 있을까.

▶‘마녀의 일격’을 아시나요: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작스레 동작을 바꿀 때 허리가 삐끗하는 현상을 말한다. 장시간 운전 뒤 이 같은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거북목인 사람은 목디스크에 유의해야 한다. 사람의 머리 무게는 4㎏ 정도. 평소 목을 앞으로 빼고 운전하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은 오랜 운전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증상은 목에서보다 팔과 손저림으로 나타난다. 목뼈를 통해 손으로 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이다.

운전을 할 때 허리는 의자 등받이에 바짝 붙이고, 머리 위치는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턱을 당겨준다. 목을 충분히 뒤로 젖히는 신전운동도 도움이 된다. 또 자주 기지개를 켜거나 허리를 비틀어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갑자기 자세를 바꿀 때, 또는 차에서 내릴 때는 마치 잠자리에서 일어나듯 천천히 동작을 취하도록 한다.

▶멀미약 과용하면 환각현상: 운전자가 멀미가 나는 일은 드물다. 대체로 멀미는 흔들거림과 시야 흔들림이 많은 뒷좌석에 앉은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특히 평소 차량 이용이 많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심한 굴곡의 산을 넘다보면 심하게 칭얼거리면서 구토까지 한다.

이럴 때 멀미약이 도움이 되긴 한다. 하지만 약물인 만큼 사용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먹는 멀미약은 승차 30분 전에 복용하고, 추가 복용은 최소 4시간이 지난 후 사용한다. 또 패취제는 임부나 녹내장 환자,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안압이 올라가거나 배뇨장애가 심해질 수 있다.

또 어린이는 복용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포장에 ‘어린이용’을 확인하는 등 연령별 사용량을 지켜야 한다. 개중엔 어른용을 붙여 아이가 헛소리를 한다거나 환각을 보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햇빛 강할 때는 자외선차단 안경 필수: 운전이 심신을 피로하게 하지만 눈도 예외는 아니다. 이는 전방을 주시하느라 무의식적으로 눈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눈의 깜박이는 회수가 줄어 눈이 건조해질 뿐 아니라 눈꺼풀에 피로가 쌓인다. 차안의 공기가 건조한 것도 문제다. 실제 택시기사 10명중 7명이 안검염과 안구건조증 등 안과질환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눈의 피로를 줄이려면 먼저 자외선차단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또 눈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운전 중 2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주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환기시켜 차내의 이산화탄소와 건조한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황색이나 갈색 렌즈는 신호등을 구별하기 좋으므로 운전할 때 착용하면 눈이 편하다.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도 주의를: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이 꼭 비행기 안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증후군은 장기간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다 보면 다리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기차나 자동차 여행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따라서 요즘엔 ‘여행자 혈전증’으로 표현하자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제 4시간 이상 밀폐된 기내 여행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전증 발생 빈도가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큰 위험은 없지만 심부정맥 혈전증을 앓았거나, 최근 수술을 받은 사람, 흡연자, 비만인 등은 유념하는 것이 좋다.

우선 자주 충분히 물을 마시도록 하자. 혈액이 묽어져 혈액순환을 도울 수 있어서다. 커피는 탈수를 유발하므로 파하고, 한 두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려 걸어야 한다. 이때 가능하면 화장실에서 먼거리에 차를 세워 걸음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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