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19.09.19 15:48

바른미래당, 하태경 '6개월 직무정지' 징계…당권파 vs 비당권파 '전면전' 양상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손학규 대표에 대해 비하 발언을 한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당직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하면서 바른미래당 계파 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18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제소된 하 의원에게 당직 직무 정지 6개월이란 징계를 내렸다.

하 의원은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의 대표적 인물로 비당권파는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계와 국민의당 출신의 안철수계 의원들로 구성됐다. 징계 확정되면 최고위원회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동수를 이루게 돼 양쪽 모두 과반을 넘길 수 없게 됐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손학규 당대표가 윤리위원회를 동원해서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며 "하태경 최고위원의 직무를 정지시켜서 당을 손학규 사당으로 타락시키겠다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현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바른미래당이 더 이상 손학규 당 대표와 함께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손학규와 함께 가만히 앉아서 죽는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손학규를 빼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지 모든 당원이 함께 결단해야 할 것이다"고 호소했다.

지상욱 의원은 "무능하고 구차함으로 이미 리더십을 상실한 식물 대표 그분이 바로 손학규"라며 "하태경 최고위원을 '직무정지 6개월' 이렇게 윤리위에서 강행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폭거"라고 주장했다.

징계 당사자인 하태경 의원은 "착잡하다. 권력이 뭔지 참 안타깝다"며 "국민은 조국 잡으라는데 손 대표는 하태경 잡는 데 혈안이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가 뽑은 네 명 윤리위원들이 다른 윤리위원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숙청 강행했다"며 "추석 당 지지율 10%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한 국민과 한 약속을 뒤집기 위해 손 대표가 벌인 자작쿠데타이고 중국에서 대약진운동이 실패하자 홍위병을 동원해 문화대혁명 일으킨 모택동의 수법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지도부는 당권파로 분류되는 4명(손학규·주승용·문병호·채이배)과 퇴진파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으로 양분돼 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당내 최고 의결기구이지만 퇴진파 최고위원들의 보이콧으로 회의 정족수에도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하 최고위원 이탈로 인해 동수가 됐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의결 사안에서 최고위원들의 의견이 동수를 이루면 당 대표가 의결권을 가진다.

아울러 윤리위는 또 다른 퇴진파인 이준석 최고위원의 징계 역시 논의 중이어서 최고위 내 당권파의 영향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오후 4시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인 의총에서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 의결 불법 여부와 손 대표의 거취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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