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북한이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한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은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 

군은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이지스 구축함의 탐지레이더를 통해 포착한 발사 지점을 분석한 결과, 지상이 아닌 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미사일 1발은 오전 7시11분 경 강원도 원산 북동쪽 17㎞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것으로 탐지됐다. 

군은 최초 발사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가 추가 분석을 통해 '해상'에서 발사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해상에서 쏜 것으로 미뤄 신형 고체형 '북극성' 계열의 SLB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미 군 당국의 분석 결과 2016년과 2017년에 발사한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며 "해상에서 발사된 것을 고려하면 SLBM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이 2016년 4월 24일, 7월 9일(실패), 8월 24일 발사한 SLBM 북극성-1형(KN-11)보다 기술이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어 수중 발사대가 설치된 바지선 또는 기존 신포급(2천t급) 잠수함,지난 7월 공개된 신형 잠수함에서의 발사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CNN 방송도 이날 북극성 계열의 탄도미사일이 수중 발사대에서 쏘아 올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사안에 정통한 한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써 기능하도록 설계됐다"며 "잠수함에서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에서는 잠수함으로부터 발사가 아닌 수중발사대에서 발사됐다는 것으로 미 정부는 평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신형 잠수함에서 북극성-3형을 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부두에서 수중으로 발사 장소까지 이동했다가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7월 공개한 신형 잠수함에 북극성-3형을 탑재해 수면 위에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형 잠수함 발사관의 성능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중에서 발사했다가 자칫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북은 이미 2016년 8월 동해 수중의 신포급 잠수함에서 북극성-1형을 발사했는데 약 500㎞를 비행했다. 군은 당시 비행고도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약 500∼600㎞로 추정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고각 방식으로 쏘아올려 비행고도는 약 910㎞를 기록했다. 당시보다 최소 300㎞를 더 올라간 것이다. 단순히 고도만으로 계산하면 정상 각도 발사시 비행거리가 2000∼25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SLBM은 북극성-1형보다 사거리 등 기술력이 향상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이번 미사일을 사거리 증대형으로 개발한 '북극성-3형'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북한이 7월 공개한 신형 잠수함에는 수직발사관이 3개 정도 탑재된 것으로 분석했다. 잠수함 직경은 7m가량이고 길이는 70∼80ｍ 정도로 분석했다. 3천t급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이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들은 2017년 8월 23일 김정은 당시 노동당 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벽에 붙어 있는 SLBM '북극성-3형'의 구조도를 슬쩍 공개한 바 있다. 북극성-3형은 고체 연료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신형 SLBM으로 추정됐다. 

한편 북은 2016년 8월 SLBM인 북극성-1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17년 2월에는 이를 지대지로 개조해 지상에서 '북극성-2형'(당시 비행거리 500㎞ 비행)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북극성-1·2형의 사거리가 13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극성-3형이 성공한다면 사거리가 이보다 2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군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