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6.03.09 09:07

윤 "취중에 잘못 말했다‥공천 개입 의혹에 격분"

▲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웍스DB>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를 향해 '막말'을 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녹취록에는 김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라고 윤 의원이 주문한 내용이 들어 있는 데, 그의 발언 시점이 새누리당 공천 '살생부' 파문이 불거진 직후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채널A>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달 27일 핵심 당직자로 추정되는 누군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윤 의원은 또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 버리려 한 거야"라며 김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윤 의원이 이런 발언을 한 지난달 27일은 김 대표가 새누리당 현역 40여명에 대한 공천 '살생부'를 친박계 핵심 인사로부터 전달받고, 이를 정두언 의원 등 일부 비주류 의원에게 전했다는 정 의원의 주장이 보도된 직후이다. 

김 대표가 민감한 시기에 의도적으로 공천 살생부가 있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해 친박계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에 대해 격분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비박계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언급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내 귀를 의심할 지경"이라며 "당 대표에 대한 증오 서린 욕설과 폭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에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뭉쳐도 모자랄 판에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을 넘어 욕설에 폭언, 공천 탈락까지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되는 해당 행위"라며 당 윤리위원회의 엄중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난달 27일은 아침 신문을 통해 김 대표께서 친박 핵심으로부터 현역 의원 40여명의 물갈이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말을 김 대표가 직접 했다는 뉴스를 접한 상태였다"며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그날 저녁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런 억울함을 토로하다가 말이 잘못 나온 것 같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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