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11.09 19:39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겸임교수 이재무.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겸임교수 이재무.

기가 막힌다. 과연 이 사람이 대한민국을 나라로 과연 인정하고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전두환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군인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쿠데타라는 반국가적 행위로 불법 정권을 수립한 인물이며, 5.18민주화운동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린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자 재임 중 수많은 불법 행위에 연루되어 국가 재산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자이다.

더욱이 전씨는 위헌적 수단으로 집권했고,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수괴죄, 내란목적살인죄 등 13가지 죄로 인해 무기징역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으로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다. 엄청난 금액의 체납액을 여전히 납부하고 있지 않고, 심지어 현재도 모욕혐의로 재판에 기소되어 있다. 한마디로 일생이 불법으로 점철되어 있는 범죄자라는 뜻이다.

그런 전씨가 현재 소송 중인 재판에 불참하며 밝힌 이유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정황적으로는 믿기 어려운 소리였지만 사실일 수도 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의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는 변명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의학적 검사 결과가 명확하게 제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씨의 투병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의 사적 경험에 비춰 봐도 동영상 속의 전씨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지 않았을 확률은 매우 높다. 우선 질문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즉시적으로 대응하였다. 또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나 반박이 일목요연하고 강력한 자기논리로 체계를 갖춰 이루어지고 있다. 즉, 상황 인식이나 자신의 주장 피력에 조금의 망설임이나 모순이 없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이 주지하고 있다시피 알츠하이머 병은 사람의 판단력과 대응력, 논리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그리고 골프는 상당히 높은 집중력을 요하고 젊은 세대도 강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이다. 그럼에도 90살에 가까운 고령의 전씨는 무난히 그 운동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그가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다면 그러한 운동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전씨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원은 당장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병원을 지정하여 전씨의 투병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지 않았음이 확인되면 법원 모독죄까지 적용하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빠르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강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가진 피의자는 존엄스러운 대한민국의 사법을 비웃고 갖고 놀고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들까지 모욕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가 정말 정의로운 사회라면 이러한 인면수심의 후안무치한 자를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법의 엄정함을 강력하게 보여줌으로써 사필귀정의 진리를 세상에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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