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12.07 08:30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김호연 교수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김호연 교수 (사진제공=고려대)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조산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산율은 2007년 5.2%에서 2017년 7.6%로 증가세다. 조산은 신생아 사망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출산형태이기도 하지만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다. 조산은 또 조기진통이 발생하면 대안이 별로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의료진과 임신부가 예방에 집중하는 이유다.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김호연 교수에게 조산실태와 조기대응·치료 등을 소개한다.

1. 미리 태어나면 무조건 조산?

정확하게는 만 20주 이상에서 36주 6일까지를 말한다. 보통 최종 생리일로부터 280일(40주)을 정상 임신주수로 보기 때문에 한 달 정도 일찍 세상에 나와도 조산으로 본다. 조산 역시 태어나는 과정은 자연분만과 비슷하다. 약 75%에서 자연적인 조기진통과 양막 파수로 시작된다. 나머지는 임신중독증처럼 임신부의 산과적 혹은 임신성 고혈압과 같은 내과질환, 자궁내 태아가 위험한 상황, 또 치료 목적으로 정상 분만 이전에 출산을 유도한다.

2. 산모의 체격도 조산의 원인?

의학이 발달해도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조산은 특정한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격도 원인이 될 수는 있다. 임산부 키가 152㎝이면 조산 가능성이 높다는 통계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수많은 조산의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학계에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조산율은 줄지 않고 있다.

조산의 원인을 열거하자면 감염, 스트레스, 다태임신, 자궁 과다팽창, 자궁과 태반의 혈류장애, 자궁출혈, 자궁의 구조적 이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조산의 기왕력이 있거나 나이가 21세 미만 혹은 만 35세 이상인 경우, 다태임신, 자궁출혈, 흡연, 음주, 영양부족 등도 거론된다.

3 갑자기 맑은 액체가 흘러나왔다면

조산기를 보여주는 증상은 다양하다. 맑은 액체가 질을 통해 흘러나오는 조기 양막파수, 하복부의 조기진통, 비특이적 허리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떤 때는 진통 없이 배만 단단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조산의 증후를 미리 알 수 있을 정도의 증상이 있다면 다행이다. 때로는 갑자기 진행될 수 있어 조산 위험요인이 있는 임신부는 늘 경계해야 한다.

조기진통은 강도와 주기가 산모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규칙적이면서 강도가 강해지는 쪽으로 진행된다. 이때 질 출혈이 동반되기도 하고, 조기양막파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4. 조산기 있으면 곧바로 분만해야 하나

조산기로 임신부가 병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우선 가능한 오랫동안 조산을 억제하며 임신을 끌고 갈 것인지를 살핀다. 태아의 폐 성숙을 목적으로 한 약물투여를 위해 48시간 조산을 억제할 것인지도 고려한다. 이도저도 생각할 겨를 없이 서둘러 분만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여하튼 치료방침은 태아와 임신부의 상태, 임신주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무엇보다 임신부를 안정시키기 위한 입원과 활동 제한은 매우 중요하다. 또 수액공급과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하고, 태아의 폐 성숙을 돕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조기 양막파수가 있거나 자궁내 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를 병용한다.

5. 자궁근무력증이 걱정된다면

자궁입구가 느슨해지면 태아를 자궁내에 붙잡아 줄 수 없다. 자궁경부무력증이 있는 여성엔 임신 24주 미만에서 자궁경부 원형결찰술을 고려할 수 있다. 또 과거 조산력이 있거나 자궁경부 길이가 짧은 단태 임신부에겐 예방적으로 프로게스테론을 질내 투약하는 것도 조산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궁강내 격막(septum) 같은 구조적 이상이 있을 때는 조산을 사전에 막는 차원에서 이를 제거하고, 임신할 것을 권고한다.

6. 조산 예방을 위한 팁이 있다면

조산 예방을 위해 임신부 스스로 위험요소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왕력이나 개인적인 생활습관을 산부인과 의료진과 소통하며 불안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평소 균형잡힌 식단으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술이나 습관성 약물, 담배 등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은 모두 바꿔주자.

자궁수축억제제가 도움이 되지만 투여 전에 고려할 사항도 있다. 자궁내 감염이나 태아기형, 태아 심박동, 태반조기박리, 임신성 고혈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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