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앗싸②] 만 18세 유권자, 초박빙 선거구 '당락' 좌우
[4·15 총선 앗싸②] 만 18세 유권자, 초박빙 선거구 '당락' 좌우
  • 전현건 기자
  • 승인 2020.0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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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유권자의 1.02% 차지…정책과 분야에 따라 다른 스텍트럼 표출해 표심 예측 어려워
정의당 "총선 비례대표 우선 배치… 만 20세 모든 청년에게 3000~5000만 기초자산 지급"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서울 연희동 제3투표소. (사진=뉴스웍스 DB)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서울 연희동 제3투표소.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선거연령이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새로 유입되는 유권자 53만 2000여 명의 선택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기 일쑤인 선거에서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 18세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 수준에 머물지만 1000표 이내로 당락이 갈리는 접전 지역에선 그들의 표심이 한 후보에게 몰린다면 게임은 끝나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에선 청년 표심 영향력 더 클 듯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2002년 4월 16일생까지 투표권을 갖게 됐다. 지난해 4월 기준 만 17세 인구는 53만2295명이다. 정확한 인구 규모는 현재 진행 중인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전수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 1000표 미만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됐던 초박빙 선거구에서는 만 18세 유권자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대 총선에서 1000표 이내 격차로 승패가 엇갈린 초박빙 지역구는 전체 253곳 중 13곳(서울 관악을·서울 관악갑·경기 안산상록을·경기 남양주갑·경기 고양을·인천 부평갑·인천 연수갑·경남 거제·전북 전주갑·전북 전주을·전북 전주병·강원 원주갑·강원 원주을)이었다.

이번에 새로 편입되는 유권자인 약 53만 명을 전국 지역구(253개)별로 단순 계산해봐도 신규 유권자는 평균 2100여 명 정도다. 만약 이들이 저번 총선과 같은 초박빙 지역에서 투표를 했다면 승패의 향방은 달라졌을 것이다.

특히 지난 20대 인천 부평갑 총선에서 새누리당(전 자유한국당) 정유섭 후보는 4만2271표를 얻어 4만2245표를 얻은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를 단 26표 차로 당선됐다.

(자료출처=행정안전부)
부평갑 선거구 만 17세 인구 통계. (자료출처=행정안전부)

기자가 행정안전부의 지난해 4월 말 기준 만 17세 부평갑 인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2375명의 신규유권자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20대 총선에서 투표를 했다면 승부가 났던 26표의 90배가 넘는 표가 생기므로 부평갑 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이에 더해 총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10대 연령 투표율은 다른 연령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19세의 투표율은 20대(52.7%)와 30대(50.5%)보다 높은 53.6%였다. 단순히 50% 정도의 투표율을 고려해도 25만 정도에 이를 만 19세의 표심이 20대 총선에서 전국적인 정당 투표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대 투표율도 총선과 대선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세의 투표율은 18대 총선 33.2%, 19대 총선 47.2%, 20대 총선 53.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또 17대 대선 투표율은 54.2%, 18대 74.0%, 19대는 77.7%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초박빙지역에서 만 18·19세의 표심이 전체적인 승패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청년 인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구나 유달리 학교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 청년들의 투표 방향에 따라서 선거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 '연대·협력'보다 '경쟁·자율' 중시 흐름

그동안 만 18세는 여론조사에서 제외됐다. 10대 유권자에 대한 여론조사는 2월 13일 이후에 가능하다.

최근 만 18세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로 지난해 11월 서울시 청년청이 만 19~39세 서울 거주 청년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대 초반은 '능력 차를 보완한 평등사회'보다 '능력 차를 인정한 경쟁력 중시 사회'를 선호했고, '연대와 협력'보다 '경쟁과 자율'을 중시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분배보다 성장을 선호했다.

또 경쟁과 성장을 중시하며 젠더 이슈에 보수적인 청년 남성이 자신의 합당한 정책에 맞게 진보정당을 지지하는가 하면 진보적인 남성이라도 양성평등 측면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하는 등 정책과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른 스펙트럼을 보인다.

이처럼 20대 초반 청년들은 자신이 속한 계층과 집단 등에 따라 정책에 대한 생각도 전부 다르게 표출하는 경향이 강해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박상병 평론가는 "대체로 40·50세대는 가치관이 상대적으로 뚜렷한 것으로 여겨지고 60대 이상도 감이 잡히지만 청년 세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그래서 여야는 청년들의 표심을 잡는 정책적인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청년위원회를 청년당으로 개명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선거권 연령 하향에 찬성한 여당이나 반대한 야당 모두 대응전략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청소년 정치참여를 위한 논의를 이어오며 만 18세 표심 공략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청년위원회 이름을 청년당으로 변경하는 '전국청년당 전진대회'를 열고 청년을 위한 정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청년당은 중앙당 산하의 위원회라는 틀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구로 청년조직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청년당 내에 청소년 분과위도 구성했으며 만 18세 청소년의 투표율 높이기 위한 퍼포먼스도 개최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소속인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마다 도시 중심으로 보면 그 이상인 곳도 있지만 한 지역당 평균 2000여 명 수준"이라며 "당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청소년들이 정치 활동을 하며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강한 민주당을 넘어, 청년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만 18세가 되며 첫 투표에 나서는 청소년 위원들이 당직을 갖고 청소년 정책을 논의하고, 정부에 전달하는 것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21대 총선 1호 공약으로 공공 와이파이 확대 구축 사업을 시행했다. 데이터 이용료에 부담을 느끼는 10대와 학업 및 취업 준비에 힘쓰는 20대 다수를 포섭한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소속 이진복(오른쪽)·전희경 의원이 27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2040세대 후보자를 최대 30%까지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소속 이진복(오른쪽)·전희경 의원이 27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2040세대 후보자를 최대 30%까지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원성훈 기자)

한국당, 불공정 문제 해소 방법 제시 노력

자유한국당은 교실이 선거의 장이 될 수 있다며 선거법에 반대했지만 이제는 해법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9일 '여의도에 90년대생이 온다'는 좌담회를 개최하고 청년을 위한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86세대 기성정치에 도전하는 20대의 반란'을 부제로 한 이 행사에는 90년대생 청년 5명이 참석해 '90년대생이 바라본 여의도'를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말한 뒤 '혁신', '공감' 등의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 당은 과거에 청년이 가까이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정당이었다"면서 "이제는 변화하고 있다. 청년 친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들이 청년을 필요할 때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으로 쓰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가슴이 아팠다"면서 "우리 당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 대변인 전희경 의원은 "18세는 물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젊은 청년층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면서 "그중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저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입시 부정 사태에서 나타난 불공정의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편들을 젊은 세대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한국당 총선기획단도 만 18세 선거 연령에 대비해 다른 나라들의 케이스 스터디부터 돌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보수당, 선거기탁금 지원

계속해서 선거 연령 하향을 주장해왔던 새로운보수당·정의당 역시 적극적인 표심 공략 의지를 밝혔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새보수당은 20대 초반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수 있게 법 발의를 했고 18세가 투표할 수 있는 법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면서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선거기탁금을 포함한 실질적 지원을 하는 등 청년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며, 당차원에서 젠더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정의당은 만 18세 청소년 54명이 지난 8일 정의당에 입당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청년 관련 정책을 공약으로 수립하는 한편 총선 캠페인 과정에서도 청년 당원들의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의당은 총선 비례대표 배치에서도 청년을 우선으로 배려키로 했다. 만 20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3000~5000만 원의 기초자산을 지급하는 공약도 내걸었다.

청년공약 1호인 '청년기초자산제도'는 국가가 만 20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는 출발자산(각 3000만 원)을 제공하고, 양육시설 퇴소자와 같이 부모가 없는 청년에게는 기초자산(최대 50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저희는 이미 확보된 자원들이 많다"라면서 "법적으로 당원 자격이 없는 청소년 당원들이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끔 그동안 예비당원 제도를 이어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원들이 당 안에서 일정 정도 규모로 활동을 해오기도 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체제 돌입하면서 청소년위원회도 설치했다"라며 "기본적으로 확보된 자원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활동을 전개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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