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2.25 19:19

KT·네이버·카카오·위메이드도 동참…주요 대기업, 비상근무체제 돌입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삼성, LG, SK, 한화, LS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직장 임시 폐쇄와 재택근무 등 비상근무에 돌입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삼성, LG, SK, 한화, LS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직장 임시 폐쇄와 재택근무 등 비상근무에 돌입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손진석·장진혁·전다윗·장대청 기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삼성, LG, SK, 한화, LS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직장 임시 폐쇄와 재택근무 등 비상근무에 돌입하고 있다. 임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위해 회의나 출시행사, 세미나 등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속속 재택근무 도입…“코로나19 확산 막아라”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재택근무 시행에 들어갔거나 돌입한다. 일주일 전만 해도 주요 그룹 총수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 회식을 제안했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사업장 폐쇄까지 걱정하는 상황에 놓였다.

SK그룹은 SK(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 6개사를 대상으로 최대 2주간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구성원이 재택근무 대상이며 구체적인 시행기간 및 세부 운영 방안 등은 각 사가 자체적으로 정한다.

한화그룹은 각종 사내외 행사를 중단하고 외부인 출입금지, 본사 직원들의 재택근무 지시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한화는 25일부터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등 사옥에 출입하는 외부인 출입을 부분 제한했다. 한화솔루션은 28일까지 본사 임직원에 대한 재택근무를 공지하고 사무실 방역작업을 진행한다.

지난 24일 계열사 직원 1명이 코로나19 최종 확진자로 판정 난 LS그룹은 25일 서울 한강로 LS용산타워 건물 전체를 폐쇄하고 오는 28일까지 임직원 4000여 명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근무하던 구미2사업장의 해당 층을 이날 오전까지 폐쇄하고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본사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근무하던 구미2사업장의 해당 층을 이날 오전까지 폐쇄하고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본사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그룹은 최근 전 계열사의 임산부 등 면역력이 약한 근무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삼성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근무하던 구미2사업장의 해당 층을 이날 오전까지 폐쇄하고 직원들에게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LG그룹은 임직원 안전을 위한 조치를 강화했다. 우선 임산부 직원은 필요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유치원·어린이집 휴원, 개학 연기 등으로 유치원 및 초등학교 자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가 필요한 직원들은 집에서 일하게 된다. 특히 재택근무 기간 중 근태는 정상근무 인정 또는 공가(유급휴가) 부여를 통해 임직원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했다.

LG전자는 전 사업장에서 외부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하고, 임직원들의 사업장 간 출장을 금지했다.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외부에서 클라우드에 원활히 접속되도록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제작한 자가진단 모바일 앱을 임직원에게 배포해 발열, 기침 등 건강 이상이나 확진자 및 의심자 접촉 여부 등을 1일 1회 필수 입력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KT 광화문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KT>
KT 광화문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KT)

◆통신·IT·게임업계도 재택근무 시행

이동통신사를 필두로 한 IT업계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재택근무에 동참했다.

KT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전 직원 순환 재택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부서별 인력을 절반으로 나눠 반은 사무실, 나머지는 자택에서 근무하는 방식이다. 일주일마다 자택근무조와 출근조가 교대한다.

앞서 SK텔레콤은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본사 내 각종 시설도 잠정 폐쇄했다. 재택근무 기간 사옥 방역 작업도 병행한다.

포털 카카오와 네이버는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를 선택했다. 카카오는 확진자 다수 발생 지역을 방문했거나 접촉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재택근무를 권장했지만 26일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원격 근무를 시행한다. 네이버 역시 임산부, 기저 질환자, 영아 및 노부모를 돌보는 직원에 한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다 내일(26일)부터 28일까지 전 직원 원격근무체제로 전환했다.

게임업계도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위메이드는 700여 명의 전사원이, 네오위즈는 26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900여 명의 직원이 집에서 근무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26일부터 전직원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한편 비상대책 TF를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넥슨 등도 감염 우려 지역에 방문했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직원은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외국계 게임회사 블리자드코리아와 라이엇게임즈의 한국 지사도 최장 2주간 전 직원이 회사로 출근하지 않는다. 

◆자동차‧항공산업 셧다운 우려

현대자동차는 25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문을 닫았다. 중국발 부품 공급 중단으로 생산 차질을 빚어 협력사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소형 화물차 포터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4공장 2라인과 42라인은 가동을 중단했다. 포터에 쓰이는 섀시와 화물 적재함(덱) 철판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인 서진산업 경주공장이 지난 24일 가동을 멈춘 탓이다. 이 공장은 직원 1명이 지난 21일 사망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작업장을 폐쇄한 뒤 방역 작업을 벌였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전날 코로나19 자가 격리 직원도 6명 나왔다. 확진자가 나올 경우 추가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국내 공장까지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2월 자동차 생산량이 반토막 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다음달 3~4일로 예정한 신차(XM3) 출시 행사를 취소하는 등 자동차 업계의 신차 출시행사와 각종 세미나 및 전시행사가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무실부터 생산·서비스 현장까지 업종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타격을 받고 있어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하면 내수뿐 아니라 수출 등 한국 산업 전체가 셧다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이날 객실 승무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승무원이 이용한 IOC(인천승무원브리핑실)를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다.

이 승무원은 지난 15일부터 22일 사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인천(KE895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인천 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후 기침과 발열 증상이 있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축소·중단이 잇따르는 가운데 장거리 노선인 미주노선까지 타격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매출은 전체의 3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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