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4.16 10:43

"IMF, 대공황 이후 세계경기 최악 전망…韓, 상대적으로 충격 덜 받을 것"

김용범 기재부 차관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용범 기재부 차관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6일 “우리의 높은 대외개방도를 감안할 때 주요 교역국 경제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기업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면서 1분기 실적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하락이 본격화 될 경우 자금시장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점검하면서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보다 6.3%포인트 하향조정한 –3.0%로 전망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예상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 차관은 “IMF 전망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경제·금융시장의 혼란이 하반기에는 완화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감염병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약 –6%까지 성장률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바이러스 확산 억제가 정책 최우선 과제임을 재차 강조하고 각 국이 대규모의 선별적·한시적 재정지원과 충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IMF의 전망에 좌절하거나 불안해하기 보다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험요인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과 국제적 공조에 박차를 가하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이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는 다른 어떤 주요국보다 충격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IMF의 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IMF 세계경제전망 분류상 선진국 그룹(39개)과 OECD 국가(36개)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년 성장률 하향 조정폭(-3.4%포인트)이 가장 작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1.2%)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세계가 주목하는 성공적인 방역 대응과 함께 이번 위기에 영향을 덜 받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측면에도 기인한다”며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제조업 분야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관광 등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이번 위기에서 그 파급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온라인 소비는 오프라인 소비 감소를 상당 부분 완충하고 있고 로봇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구축된 제조업 자동화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버팀목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 체질의 강점을 바탕으로 이번 위기를 잘 버텨 낸다면 우리 경제는 또 한 번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차관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지금 당면한 일시적 어려움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피해 극복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기업 도산과 실업을 최소화해 민생 기반을 지켜내면서 우리 경제가 조속히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추가적인 대책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이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으로 쓰러지지 않고 지금의 위기를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대응방안들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실물 충격을 넘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회사채 시장과 단기자금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채권시장 안정펀드, 회사채 발행 지원프로그램(P-CBO), CP 및 단기사채 매입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시행함에 있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금융회사가 실물부문을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마지막 확진자가 완치되는 그 순간까지 방역에 긴장을 놓을 수 없지만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우리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위기를 빠르게 돌파해 나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선제적 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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