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6.12 12:15

곽 의원 "변고 난뒤 정의연 측, 길원옥 할머니 아들에게 수천만원 건네"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곽상도 의원(가운데)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팀'을 구성하고 윤미향 당선인 사태의 각종 의혹과 비리의 철저한 규명을 약속했다. (사진=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캡처)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곽상도 의원(가운데)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팀'을 구성하고 윤미향 당선인 사태의 각종 의혹과 비리의 철저한 규명을 약속했다. (사진=미래통합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故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쉼터 소장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여야 간의 공방이 점점 더 거세지는 양상이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12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어제 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위안부 소장님 죽음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곽 의원은 이날 "숨진 손영미 마포 쉼터 소장이 할머니 돈을 빼내가 항의했다는 댓글 작성자가 길원옥 할머니 손녀라고 한다"며 "손 소장이 숨지기 전에 손 소장에게 똑 바로 해야 한다는 문자를 보냈더니 얼마 후 변고가 났다고 하고,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길원옥 할머니 아들에게 수 천만 원을 건넸다고 하는 보도가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제 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위안부 할머니를 돌본다며 계좌 자금 관리까지... 변고 전에 받은 문자와 사망은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라고 운을 뗐다. 

또한 "핸드폰 포렌식 결과를 보면 문자 주고 받은게 다 나와 있을텐데 이것을 무시한 채 자살로 미리 단정 짓고 서둘러 봉합해 주려는 경찰, 후원금 불법 모금 외에 할머니 돈까지 손 댄 사실이 밝혀지는 게 두려운 분들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 의문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인순 의원은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제발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위안부 소장님의 죽음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타살 혐의없다고 확신하고 있는데도 곽상도 의원은 고인의 사망 당시 정황을 세세히 공개하면서 타살 의혹 제기하고 있다"며 "유족과 주변인들은 고인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자살보도에 윤리강령이 있듯이 자살 보도는 매우 신중해야 하는데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사망 관련 정보를 취득하고 유족 외에 알아야 할 이유 없는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해 음모론을 유포하고 있다"며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온 고인을 모욕하지 말고 고인과 유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박주민 의원은 "어제 곽상도 의원이 쉼터 소장 관련 기자회견을 했는데, 1차소견의 사인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적시했다. 

특히 "곽 의원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 논거는 쉼터 소장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서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다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곽 의원은 검찰을 압박했다는 의심을 받았고 김학의 사건 재수사했을 때도 증거 없음, 무혐의였지만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경력만 가지고 의심한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계속해서 "내용을 입에 다시 올리기 힘들 정도의 매우 부적절한 회견을 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있지만 타인이나 특정집단에 대한 모욕이 혐오 수준이 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설훈 의원도 '곽 의원의 과거'를 거론했다. 그는 "곽 의원이 과거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생각에 젖어있는지 아직도 소장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의문설, 타살 상황이 있는 듯이 여론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 상황은 대단히 개탄스럽다"며 "과거의 그 유서대필 조작사건에 대해서 아무런 사과도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마치 의문사 당한 듯이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다신 해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끝으로 "곽상도 의원에게 묻겠다"며 "과거에 대해서 강기훈 유서 조작 대필 사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아직도 조작됐다 생각하는지 다시 한번 밝혀주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이란 노태우 정권의 실정에 항의하는 분신이 잇따르는 가운데 1991년 5월 8일 당시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연합 사회부장의 분신자살 사건에 대해 검찰이 김기설의 친구였던 단국대학교 화학과 재학생 강기훈이 김기설의 유서를 대필하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해 처벌한 인권침해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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