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6.23 14:47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씨. (사진=SBS 캡처)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씨. (사진=SBS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버님(노 전 대통령)이 광주 5·18과 관련해서 큰 마음의 짐을 항상 가지고 계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원장은 지난해 8월 5·18 민주묘지를 찾아가 참배를 했고, 올해 5월 29일에도 5·18 민주묘지를 재방문해 사죄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엔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사죄하기도 했다.

특히 노 원장은 참배를 하면서 '아버님의 마음을 담아서 사죄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아들인 노 원장 대신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이 사죄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버님이 병상에 누우신 지 10년이 넘었다. 말씀과 거동을 전혀 못 하신 지도 꽤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제 기억에는 (아버님께서) 항상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 마음 아파하셨다"며 "아버님은 항상 본인이 역사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셨다. 5·18과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하셨든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생각하신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단언했다.

노 원장은 "5·18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는 데 있어서는 명예회복, 보상 이런 것들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가해자 측의 진정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와 관련해선 "제 뜻도 있지만 아버님의 마음을 항상 담아서 사죄와 여러 가지 행동을 하고 있다"며 "저나 저의 가족이라도 나서서 사과를 계속 드리고 또 이런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노 원장의 주장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 '5·18의 원인은 유언비어'라고 기재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노 원장은 "그 회고록이 이미 출판이 된 부분이라 어쩔 수 없지만 만약 다시 출판하게 되는 계기가 있으면 개정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회고록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면 아버님의 진심을 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고록을 마지막으로 정리할 때 아버님의 진심이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태에서 부분적인 시각, 또 왜곡된 시각이 회고록에 그대로 나온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의 가장 큰 책임자로 거론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노 원장을 비교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는 상황에서 뭐라고 언급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분들도 또 어려운 사정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제가 보기에 좀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심정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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