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건 방한하는 날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 없어"
북한, 비건 방한하는 날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 없어"
  • 전현건 기자
  • 승인 2020.07.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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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중재 노력에 비난 "참견질 좀 그만할 때도 됐다…오지랖 넓은 사람"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사진=YTN 뉴스 캡처)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북한은 미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하는 7일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남측의 중재역할 의사를 '삐치개질'(참견질) 등으로 폄하하면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때 아닌 때에 떠오른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설과 관련해 얼마 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명백한 입장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의 북측 카운터파트 격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협상 재개를 일축한 바 있다.

권 국장은 "(최선희 제1부상)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하였다"며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꼬집었다.

최 부상은 앞선 담화에서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유럽연합(EU)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권 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 데만 습관 되여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잠꼬대하는)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오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는 것"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담화는 비건 부장관이 7∼9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가운데 미국과 남측에 동시에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히며 북한을 다시 대화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를 냈지만, 북한이 북미접촉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에 초점을 맞춘 외교안보 진용을 새롭게 꾸린 가운데 북한은 남측의 중재 역할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히며 냉랭한 남북관계 기조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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