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보궐선거 2004년이래 '최대 규모'…통합당, 판세 전환 노리고 총력전 태세
내년 4월 보궐선거 2004년이래 '최대 규모'…통합당, 판세 전환 노리고 총력전 태세
  • 전현건 기자
  • 승인 2020.07.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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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내는 것 부담…귀책 사유 있다면 배출하지 않도록 당헌 명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가운데 전 비서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사진=박원순 시장 SNS)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원순 시장 SNS)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내년 4월 7일 열릴 재보궐선거의 판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지난 9일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사실상 대선 예선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성추행 미투 폭로로 인해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 인해 시정공백이 생긴 부산시는 이미 보궐선거를 확정진 바 있다.

◆서울시장 당선인 임기는 2022년 6월까지

내년 보궐선거는 인구 972만명의 서울과 340만명의 부산이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실시가 결정됐다. 국내 전체 인구 5183만명의 25% 수준이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이루말할 수 없다.

집권여당 소속 정치인의 사퇴나 사망으로 실시될 선거인만큼 미래통합당이 일단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통합당이 서울과 부산을 잡는다면 내후년 대선에서의 파괴력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경기도 도지사 자리도 재보궐 선거에 추가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이재명 지사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대법원이 당선무효에 해당되는 판결을 내릴 경우 서울과 부산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보선이 실시된다.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전남지사, 제주지사 자리를 놓고 여야가 격돌했던 2004년 보선이후 최대 규모이다.

공직선거법 제35조 2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재선거, 지방의회의원의 증원선거는 4월 중 첫 번째 수요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은 내년 4월 7일이다.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직에 당선되더라도 새 시장은 고(故) 박원순 시장의 잔여 임기 1년2개월여 만을 채우게 된다.

공직선거법 제14조 3항은 '전임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에 실시하는 선거 등에 의해 새로 선거를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되며 전임자 또는 같은 종류의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잔임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새 시장의 임기는 내년 4월 보궐선거 당선 확정 시점부터 2021년 6월30일(제 7회 동시지방선거 당선자 임기)까지다. 다만 지자체장의 경우 3선까지 연임이 가능한 만큼 새롭게 선출된 서울시장은 두 차례 더 서울시장직에 도전할 수 있다.

앞서 박원순 시장도 지난 2011년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후 재선과 3선에 성공했다.

박 시장의 유고로 공백이 된 서울시는 서정협 행정1부시장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 보궐선거 되나… 경기·울산·경남도 가능

우리나라 제 2의도시인 부산 역시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21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 23일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사퇴했다.

현재 부산시는 변성완 권한대행 체제로 시정을 꾸리고 있다.

다른 광역단체장들 역시 재판을 받고 있어 결과에 따라 재보궐 지역이 추가될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와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는 2심에서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3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이후 이 지사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선고시한을 넘긴 상태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최근 "불안함 속에 지사직을 연명하기 싫고 운명이라면 시간을 끌고 싶지 않다"며 빨리 최종 판결을 내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과 다른 판단을 내놓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이 지사는 파기환송심을 통해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4년 임기를 채울 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일반범죄로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거나, 선거범죄로 본인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되는데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초 2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였으나 선고일이 밀린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지사의 항소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대법원 확정판결까지의 기간을 생각해 봤을 때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송철호 울산시장 역시 지난 지방선거 관련 청와대 하명수사와 선거개입 등의 의혹으로 재판이 시작됐다. 다만 아직 1심 상태로 실질적인 재판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0대 국회에서 벌어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21대 총선 당선인들 12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21대 총선 선거법 위반 재판까지 감안하면 무더기 재보궐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2018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터활동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 결과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야 치열한 수싸움 전개…통합당 전세 역전의 기회

아직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여야 모두 일단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전면전에 대비해 서서히 수싸움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으로 다가올 재보궐 선거가 관심을 받는 것은 서울과 부산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대선을 11개월 앞두고 치러지는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보궐선거 확정이 난 서울시장 및 부산 시장 그리고 대법원 판결이 임박한 경기지사 등 세 지역은 과거 단체장을 배출했던 곳인 만큼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당 정강정책개정특위 세미나에서 "내년 4월 7일에 겪어야 할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경우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어제 갑작스러운 사태 나서 말씀드립니다만, 우리가 내년 4월이 되면 큰 선거를 두세 군데에서 (치를 것)"이라며 "우리가 무엇을 제시했을 적에 국민들이 '통합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구나'는 확신을 줄 때만이 우리가 선거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재보궐 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정국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보궐이 확정된 두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인 만큼 무대포식 공세가 아닌 제대로 된 후보를 선출해 지역 탈환에 성공한뒤 대선까지 그 기세를 이어가야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현재 통합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김선동 사무총장이 거론된다. 통합당 약세지역인 서울 도봉을 지역에서 재선의원을 지냈고 청와대 정무비서관,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서울시당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당내에서 '합리적 보수성향'으로 인해 중도층에게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사무총장을 지냈고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원장을 지내며 정책역량과 정무감각을 두루 겸비한 인물로 평가된다.

서울 강북갑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정양석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정 의원은 현재 미래통합당 총선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고 향후 전략을 수립할 총선백서제작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 내는 것 부담…박영선·우상호 거론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민주당은 보선의 귀책 사유가 자당에 있으면 후보를 배출하지 않도록 당헌에 명시하고 있다. 당헌 96조 2항에 따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해당 당헌을 2015년 7월 개정했다. 이후 5년간 기초의원 선거에서 이를 적용한 바 있다.

다만 성추문으로 사퇴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석에는 현 양승조 지사를 공천했고, 부산시장 공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판이 커지면서 대선 전초전 성격을 갖게된 보궐선거에 제1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연속된 성추문으로 인해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런 치명적 약점을 능히 극복할만한 인물을 골라아한다는 얘기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2018년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우상호 의원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박 장관과 우 의원 모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도 유력 후보군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부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부산 시장 후보를 내는 것은 서울 시장 후보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서울시장직은 부산시장 사태와 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이라는 결론이 사실상 난 상황이다. 법률적으로는 박 시장의 비위 사실을 규명할 길이 없어진 것이다.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죄목으로 해당 당헌를 적용하기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9일 당대표 출마 선언식에서 부산시장 공천에 대해 "당헌은 지켜져야 한다 보는 입장"이라며 "거기 따른 여러 당 조직 내에 고민들은 들어보겠으나 우리들이 약속한 국민들과의 약속 자체가 편의에 따라 해석돼선 안 된다"고 사실상 공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공천을 해야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은데,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변성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여당 주자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처럼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있는 내년 재보선의 판이 커지며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선거에 승리하는 쪽이 향후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민주당이 참패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차에 치러지는 내년 재보선은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 기류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응 능력과 집값 안정 여부, 취업 실업난 완화 여부 등에 대한 평가가 재보선 투표를 통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내년 재·보선은 2022년 대선(3월 9일 예정)과 지방선거(6월 1일 예정)를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컨벤션 효과'의 지속 여부가 차기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내후년 지방선거는 일정을 앞당겨 대선과 같이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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