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7.15 10:59
진혜원 검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추행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사진=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페이스북 캡처)
진혜원 검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추행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사진=진혜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가 이번에는 빌 게이츠를 언급하며 재차 구설에 올랐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 오히려 성추행 피해를 축소하고 깎아내리려는 듯한 표현이 이어지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해 "나도 박원순 추행했다"라며 고소인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던 진 검사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또 다른 글을 게시했다.

진 검사는 각종 문학작품과 드라마 속 불륜 이야기들을 언급하며 "그 어떤 경우에도 형사 고소되지 않았고 민사소송도 제기되지 않았다. 남녀 모두 자신의 선택에 가정적인 책임을 부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실존 인물인 아놀드 슈왈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 게이츠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20년 넘게 자기 집 피고용자인 가정부와 바람을 피우다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이혼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자기 비서였던 멜린다와 연애하고 나서 결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폭행 논란을 낳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언급했다. 진 검사는 "그런데 우리는 갑자기 남성이 업무상 상사일 경우(안희정 도지사 사건의 경우 등) 여성은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어버리는 대법원 판례가 성립되는 것을 보게 됐다"며 "남성 상사와 진정으로 사랑해도 성폭력 피해자일 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는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리고 성범죄자와 결혼하게 되는 것이다. 갑자기 빌 게이츠를 성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는 신공이다"고 덧붙였다.

또 진 검사는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이자, 법률가의 한 사람인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는 '성 인지 감수성'의 공감대 형성을 한참 넘어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에 대한 법률상 심각한 후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상사와 성적 관계가 발생하는 사람이 어떤 시점에서 위력에 의해 외포되었고, 어떤 시점에서는 자기의 감정이나 계획으로 임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불륜 또는 연애였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희롱 또는 위력이었는지, 아니면 진지한 연애였는지, 외도였는지, 행위와 시기별로 구별해서 판단해 주는 것이 법률가의 역할"이라며 "그렇게 해야만 여성 또는 하급자가 성적 자기결정의 무능력자임을 호소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성적 의지와 욕구를 주장할 수 있는 배경을 형성해 주게 된다"고 강조하며 글을 마쳤다.

자신의 SNS 글이 잇달아 논란을 낳자 진 검사는 15일 SNS에 새로운 글을 올려 자신에게 가해지는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거짓 탄원에 속아 자신의 아들을 죽게 만든 내용의 고대 그리스 비극을 언급하며 "사실관계는 프레임을 짜고 물량공세를 동원한 전격전으로 달려든다고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논리로 증거를 분석하는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다"라고 자신을 둘러싼 비난을 '물량공세'로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진혜원 검사가 '빌 게이츠'를 언급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일부. (사진=진혜원 페이스북 캡처)
13일 진혜원 검사가 '빌 게이츠'를 언급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일부. (사진=진혜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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