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온라인뉴스팀
  • 입력 2015.10.22 14:08

천 화백,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며 위작 의혹 제기

▲ 故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故천경자 화백이 두달 전 별세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고 여류 화백으로 활동하던 故천경자 화백은,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자신의 작품 ‘미인도’의 위작을 소장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인도는 어깨에 나비가 앉아 있는 여성을 형상화한 그림으로,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의 ‘움직이는 미술관’에 전시돼 있었다.

이 그림의 아트 포스터(복제품)를 본 친지로부터 복제품이 이상하다는 의견을 들은 뒤 천 화백은 직접 그림을 확인했고, 본인의 그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자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진품이 틀림 없다며 그림의 제작연도, 소장 경위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 혐의로 구속된 위조범 권모씨가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증언하자 다시 논란이 일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또 다시 위증 논란을 일축하며 후속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감정을 의뢰하여 진품이라는 결론까지 받아냈다.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을 몰라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며 여전히 위증 의혹을 제기했다. 

본인의 위증 의혹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천 화백은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직을 내려놓고 국내 화단을 떠난다며 붓을 내려놓기도 했다. 

천 화백은 여생동안 내내 본인이 제기한 위증 의혹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으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3년 봄 뇌출혈로 쓰러진 후 사망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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