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0.21 16:37

"NDS, 2019~2020년 4차례 입찰 중 3차례 낙찰…태신인팩·KGS와 컨소시엄 형성"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구자근 의원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구자근 의원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강원랜드가 마감 시한을 지나서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제안서에 허위내용을 게재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등 카지노 기기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들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처럼 구설수에 오른 업체들이 공급한 물량이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이런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강원랜드에서 받은 '카지노 기기 입찰 자료' 등을 입수해 분석한 것을 21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NDS, 입찰 과정에서 규정 위반에도 불구하고 낙찰

올해 7월 강원랜드가 29억5000만원 규모의 '전자테이블' 입찰 과정에서 규정 '전자입찰특별유의서' (이하 입찰유의서)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케이지에스(KGS)와 컨소시엄을 결성한 농심데이터시스템(NDS)는 입찰 마감 시한인 7월 22일 15시가 지난 16시 20분경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음에도 낙찰자로 선정됐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강원랜드 직원이 입찰제안서를 사전에 확인해 2개 업체에게 서류 보완 등의 사유로 수정하여 재입찰하도록 기회를 준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당해 입찰에 제출된 전자입찰서는 수정 및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한 입찰유의서 6조와 '전자입찰의 개찰은 지정된 일시에 전자입찰진행자가 집행'하도록 한 13조를 위반한 것이다. 강원랜드 계약요령 상에도 '제출 마감시간 이내에 한해' 보완 제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강원랜드 실무자도 이 같은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원랜드가 전자테이블 입찰 시 제시한 제품사양서에서는 게임 정산이 완료된 이후 결과에 오류를 파악해 게임 금액 회수 및 재정산하는 기능인 '롤백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실제 롤백 기능이 없는 NDS 제품이 낙찰됐다. 

당시 NDS가 제출한 제안서는 롤백 기능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화면을 제출했고, 기존 롤백 기능의 문제점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자근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NDS 제품은 롤백 기능이 없으며 추가적으로 시스템을 보완해야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NDS는 농심그룹의 정보시스템을 개발,운영해온  전산실을 모태로 설립된 농심그룹 계열사로 IT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료제공=구자근 의원실)
(자료제공=구자근 의원실)

◆특정 업체들 카지노 기기 입찰 물량 독식 

강원랜드는 카지노 머신, 테이블 등에 대해 공개 입찰로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업체 간 담합, 카지노 장비 입찰을 담당하는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부의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의 '카지노 기기 입찰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슬롯머신 입찰에서 KGS와 태신인팩, KTY 등 3개 업체가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이후 슬롯머신 입찰에 케이지에스를 포함한 3개 업체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개별 입찰을 통해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독식하고 있다. 

◆특혜 의혹 업체 간 특수관계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태신인팩과 KGS, NDS 3개 업체와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밀접한 관계인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서 회장은 태신인팩, KGS와는 가족관계이며, 농심 신춘호 회장의 사위다. 서 회장과 가족·사돈 관계인 3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물량을 독식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전문기업인 농심의 자회사 NDS는 카지노 시장에서는 신생 업체다. 그럼에도 2019~2020년 강원랜드의 4차례 입찰 중 3차례 낙찰 받았다. 이때 NDS는 태신인팩, KGS와 컨소시엄을 형성했다. 이러한 문제는 과거 언론 보도에서도 제기됐으나 강원랜드는 실태조사나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특정 소수 업체만 참여하는 사업의 특성상 업체 간 담합, 업체와 직원 간 유착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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