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vs OTT 하] 상업영화 개봉 'OTT' 대세 되나…극장가 "드디어 올 것 왔다"
[영화관 vs OTT 하] 상업영화 개봉 'OTT' 대세 되나…극장가 "드디어 올 것 왔다"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0.10.2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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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팝콘 곁들이면 2D 영화 한 편에 1인당 2만원 시대…"여러 플랫폼 갈아타며 선호 콘텐츠 소비할 것"
영화 '승리호'가 개봉을 앞두고 넷플릭스 공개를 고려하고 있다. (사진=영화 '승리호' 홍보 스틸컷)
영화 '승리호'가 개봉을 앞두고 넷플릭스 공개를 고려하고 있다. (사진=영화 '승리호' 홍보 스틸컷)

[뉴스웍스=이숙영 기자]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혀온 배우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영화 '승리호'는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개봉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이 연출한 영화 '낙원의 밤'과 배우 차인표가 출연하는 영화 '차인표'도 넷플릭스 개봉을 논의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람객 수가 확연히 줄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지난 20일 집계한 월별 상영관 관객수 데이터에 따르면 상영관 관객수는 코로나 확산 전인 1월 1천684만 명에서 코로나 확산 후인 9월 298만 명으로 5분의 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개봉을 앞둔 국내 영화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Over The Top)' 플랫폼에서의 개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OTT란 인터넷을 통해 영화, 드라마, TV방송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미국의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곧 출시될 '디즈니+'와 국내 '왓챠', '티빙', '웨이브', '시즌' 등의 플랫폼이 이에 속한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OTT 열풍

국내에서 OTT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오면서다. 자체 제작한 양질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6언더그라운드', '블랙미러' 등 그동안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어렵게 구해야만 했던 해외 콘텐츠를 다수 제공했다.

소비자는 스탠다드 멤버십 기준 1인 1만2000원의 구독비로 한 달 동안 수백 편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개인이 시청한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해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이에 더해 넷플릭스는 자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화 제작비를 보조하고 독점 콘텐츠를 생산한다. 국내에서도 '킹덤',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등이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로 제작돼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는 OTT 유행에 방아쇠를 당겼다. 외부에서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등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워지며 사람들이 집에서 동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넷플릭스의 국내 카드 결제액은 역대 최고인 462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새로운 흐름이 발맞춰 국내 기업도 앞다투어 OTT 시장 정복에 나섰다. 다양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 '왓챠'를 비롯해 지상파 3사와 SKT가 '웨이브', CJ ENM과 JTBC가 '티빙', KT가 '시즌'을 만들고 국내 킬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OTT로 영화 개봉, '양날의 검'

이렇게 OTT의 힘이 거대해지며 영화 관계자들은 OTT에서의 영화 개봉을 고려하게 됐다. 특히 극장 상영을 목적으로 만들었으나 코로나로 개봉하지 못한 영화들이 넷플릭스를 대안으로 선택하게 됐다.

올해 4월 영화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해 '국내 최초 넷플릭스 개봉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100억 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사냥의 시간은 애초 올 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한 번 연기됐다. 이후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자 결국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다. 배우 박신혜가 주연한 영화 '콜'도 내달 넷플릭스 개봉을 선택했다.

불투명한 극장 수익 대신 OTT를 통한 안전한 수익을 택한 것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하면 극장 개봉 시 얻을 수 있는 티켓 수익과 해외, IPTV 등 부가가치 판권을 챙길 수 없지만, 제작비를 회수할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OTT를 통한 개봉은 영화를 전세계에 동시에 공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아울러 극장 개봉 시 드는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이 줄기 때문에 저예산 영화도 비교적 개봉이 수월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이는 막대한 자본을 들인 상업 영화 외에도 OTT를 통해 양질의 독립 영화가 시장에 많이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배급 채널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선택할 수 있는 영화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한편 배급, 투자, 홍보 등 영화 산업과 관련된 모두가 손해 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IPTV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약 5000억원이었다. 이 수익이 줄고 영화 콘텐츠 공급이 줄면 IPTV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극장 티켓 수익이 줄면 티켓값의 3%를 걷어 조성해온 영화발전기금도 적어져 영화진흥사업 진행이 어려워진다. OTT에서 영화를 개봉하면 극장 상영이 불가하기 때문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무시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가운데 영화관 업계 1위인 멀티플렉스 영화관 CJ CGV는 오는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 GGV의 주말 오후 1시 이후 2D 영화 관람료는 1인 1만3000원이다. 여기에 작은 사이즈의 팝콘과 콜라 한 잔을 더하면 약 2만 원 정도 든다. 영화를 한 번 보며 먹고 마시는 비용은 한 달 넷플릭스 구독료를 훌쩍 뛰어넘는다.

'집콕'족 점점 늘어나고 있는 요즘 관람료 상승으로 극장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게 되면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OTT로 향하게 될 것이다.

왓챠 관계자는 "향후 OTT 이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따라 플랫폼을 오가거나, 여러 플랫폼을 병행하며 콘텐츠 소비를 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영화 '승리호'는 결국 넷플릭스에서 개봉할 확률이 높다. 비대면 사회가 심화되며 OTT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극장과 OTT 사이에서 국내 영화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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