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10.26 01:14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기자가 삼성을 처음 접한 계기는 초등학교 3학년때 구입한 TV였다.

미닫이 문이 달린 79년산 19인치 흑백 TV였다. 안방 윗목을 떡하니 차지한 삼성TV는 기자를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창이었다. 드르륵 문을 열고 TV를 켜면, 기자는 낯선 세계로 여행하거나 세상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기자는 당시 호기심이 왕성했다. 궁금한 것은 TV를 통해 알 수 있었다.

TV가 얼마나 좋았던지, 네모 세개를 쌓아 만든 삼성 로고를 따라 그리기까지 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기자로서 처음 지급받은 노트북 PC역시 삼성 제품이있다.

노트북 PC는 기자에겐 일하는 도구이면서, 또한 세상을 탐구하는 도구였다. 당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인터넷을 접하면서 새로운 경험에 설렜다.

기자가 처음 구입한 스마트폰 역시 삼성제품이다. 갤럭시S2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이메일을 검색하고, 은행에 가지 않고 잔고를 확인하거나 송금도 가능했다.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지는 것이다. 기자는 지금도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쓴다. 

모경제지가 전 직장이었던 기자는 삼성전자를 출입한 적이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졌다. 그래서 부고를 미리 준비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6년여만에 이건희 회장이 타계했다. 

이건희 회장을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이유는 그가 국내 최대그룹의 회장 이어서가 아니다.

그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이를 실현시켰다. 그리고 기자를 비롯한 우리는 그것을 향유해 왔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자긍심과 자신감이다. 그는 열정과 도전정신만 있으면 아무리 작고 초라한 곳에서라도 세계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에게 반도체라는 강력한 자원을 물려 줬다. 중동이 가진 석유에 비견할만 한다.

그가 삼성을 이끈 것은 불과 27년이다. 그동안 삼성은 깜짝 놀랄 만큼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 206조2060억원, 영업이익 25조251억원, 순이익 23조3944억원을 올린다. 그가 삼성을 물려 받았던 1987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86.6배, 영업이익은 222.1배, 순이익은 678.1배로 껑충 뛰었다.

초일류기업 삼성의 이미지와 브랜드파워는 우리 모두의 큰 자산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5위에 올랐다.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611억달러보다 2% 상승한 사상 최대인 623억달러(70조)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이 5위로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건 꿈과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인간의 도전정신이다. 이건희 회장의 영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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