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정훈 기자
  • 입력 2020.10.26 10:56

"삼성전자 배당증액 가능성 커…이부진 사장·이서현 이사장, 상속 삼성전자 지분 팔고 계열사 지분 사들여 계열 분리 수준 갈 수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가운데)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이정훈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이 보유 중인 주요 지분은 삼성전자 4.2%, 삼성생명 20.8%, 삼성물산 2.9% 등으로 시장가치는 23일 종가 기준 18조2000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17.33%)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55%),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55%), 이건희 회장(2.88%) 등 삼성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총 33.4%다. 이외에도 KCC(9.1%), 국민연금(7.6%), 자사주(12.5%), 기타(39.2%) 등으로 분포돼 있다.

삼성생명 주주는 이건희 회장(20.8%)을 비롯해 삼성물산(19.3%), 삼성문화재단(4.7%), 삼성생명공익재단(2.2%), 국민연금(5.9%), 이마트(5.9%), 자사주(10.2%), 기타(31.0%) 등으로 이뤄져 있다.

삼성전자 주주는 삼성생명(8.8%), 삼성물산(5.0%), 이건희 회장(4.2%), 홍라희(0.9%), 이재용 부회장(0.7%), 삼성화재(1.5%), 국민연금(9.7%), 기타(69.2%) 등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주요 보유지분 현황. (자료=KB증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주요 보유지분 현황. (자료=KB증권)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해 "시장에서는 이 회장 사망 이후를 염두에 둔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아이디어들이 거론돼 왔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도 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취득, 삼성전자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이는 삼성물산의 지주사 강제전환, 삼성전자의 미보유, 보험업법 개정안의 유예규제 등을 감안했을 때 조기에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이 최근 시작됐고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 환송심도 오늘(26일)부터 재개되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17.3%의 지분보유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최소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며 "또한 10조3000억원의 상속세를 상속인들이 나눠 납부해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향후 배당증액의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료=하이투자증권)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료=하이투자증권)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보유분을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 3% 초과분은 법정 기한 내에 처분해야 한다"며 "이렇게 된다면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8%에 대해 상당부분 매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크기 때문에 매입자금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예상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 이하로 줄여야한다. 삼성생명의 올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율은 8.51%로, 지분 가치는 30조6850억원에 달한다.

보험업법 개정 시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약해진다. 또한 시세차익으로 막대한 법인세를 부담해야하는 등 자본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좋은 해법으로 삼성생명이 해소해야 할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떠안는 방식을 꼽고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회장 보유 지분에 대한 상속세 대부분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상속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상속받은 삼성전자 일부 지분에 대한 매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상속받은 삼성전자 지분을 다 매각하고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계열 분리 수준으로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지배구조의 핵심"이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 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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