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1.09 17:32

안철수 "단순히 반문 연대 아닌 개혁·미래·국민연대 필요"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야권 재편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거의 무시한다는 수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렇다할 야권 재편 흐름이 일고 있지 않는 양상이다. 사실상 야권재편의 핵심축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야권재편론은 찻잔속의 미풍으로 그칠 확률이 적잖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주 야권 전체의 '혁신 플랫폼'을 제안한 것은 더 이상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한마디로 야권 전체를 대상으로 정계개편을 하자는 주장인 셈이다. 안 대표는 또 "단순히 반문(반문재인)연대, 반민주당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생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앞서 지난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초청 강연에서도 야권 혁신 플랫폼을 제안했다. 그는 "지지 기반을 넓히고, (야권에 대한) 비호감을 줄일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 방법의 하나가 새로운 플랫폼이다. 사실 새로운 정당이다"라고 설명했다.

야권 일각에선 신당 창당의 형태는 아닐지라도 혁신 플랫폼의 형태로 내년 4월 7일에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선출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 선두그룹이 모두 당밖에 위치하고 있어 야권 재편의 당위성을 웅변하고 있다"며 "야권 전체는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오로지 혁신과 통합의 길로 나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 날을 세웠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의 쇄당정치는 야권의 위기를 심화시켜 민주당의 100년 집권을 허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그동안 음과 양으로 홍준표·윤상현·김태호 등 무소속 의원들의 국민의힘으로의 복당에 나름 힘을 써왔고, 이들의 복당을 전제로 한 야권 재편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 의원이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런 과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야권 재편의 핵심 키맨으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은 거의 요지부동이다. 김 위원장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야권 재편론에 대해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한다고 거기에 그냥 휩쓸리거나 그런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한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일부 의원들이 (안 대표에게)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 저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진 의원들과 만찬 회동 이후 기자들이 안 대표의 야권 재편론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혼자 하면 하는 거지 그것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며 "자기 혼자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더군다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주장하는 그런 새로운 창당이라든지 혁신형 플랫폼이 가능한지 회의를 가지고 있다"며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구체적 방법에 있어서는 좀 더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안 대표가 내심 자신의 국민의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연대를 상정하고 자신을 그속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놓고 개편론을 꿈꿨다면 현재까지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셈이다. 

서울·부산 시장 선거 후보자와 관련해 좀더 진전된 논의가 나오려면 대내외적인 요소로 인해 정치지형에 일정한 변화가 발생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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