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11 09:44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강등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제공=픽사베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11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제8차 당대회 6일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9일 노동당 규약을 개정해 국방력 강화를 명시하는 한편, 지난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폐지했던 비서국을 다시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지난 2016년 위원장으로 바뀌었다가 이번엔 총비서로 변경됐다.

당 총비서는 1966년 신설된 뒤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할 때까지 맡아왔던 직책으로 이번에 김 위원장이 총비서를 직접 맡은 것은 노동당 최고지도자임을 명확히 한 셈이다.

통신은 "현 시대의 가장 걸출한 정치 지도자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당 총비서로 높이 모신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고 더없는 대경사"이며 "사회주의 승리의 결정적 담보를 마련하고 창창한 전도를 기약하는 거대한 정치적 사변"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김여정이 위상에 걸맞는 직책을 맡을 것"이라 전망해 최소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란 예측과는 반대되는 인사발령이다. 

김여정의 인사와는 대조적으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던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르며 북한 내 '권력 서열 5위'로 올라섰다.

또한 조용원은 이례적으로 당 부장을 맡지 않은 채 중앙군사위 위원으로도 임명돼 조직 비서 직책을 맡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당국자는 "김여정이 30대 초반으로 아직 젊은데다 서방 세계에서 조명을 받다보니 당의 중책을 맡기기에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도 "김여정의 활동영역이나 위상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박봉주 당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이었던 최부일 군정지도부장은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났다.

오일정 당 부장이 당 중앙위 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도 돋보인다. 오일정은 빨치산 1세대이자 김정일 체제 일등공신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1995년 사망)의 3남이다.

대미·대남라인 인사들의 이동도 눈에 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으며 대중 외교를 담당해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비서)은 비서에서 탈락했다. 기존 10명의 당 부위원장을 뒀던 북한은 이번에 7명으로 줄였고 대남과 외교 담당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조용원을 비롯해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상무위원을 포함한 위원은 19명, 후보위원은 11명이며 당 중앙위원회 위원은 138명, 당 중앙위 후보위원은 11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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