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1.18 13:27

피해자 가족도 사과 촉구…"남인순·김영순·임순영, 사실 확인 차단한 원흉"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남인순 인스타그램 캡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남인순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유출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규탄하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A씨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그날의 잘못에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남인순, 김영순(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임순영(전 서울시 젠더특보) 세 사람에 의해 7월의 참담함이 발생했다"며 "오늘까지 그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상황에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뿐만이 아니다"라며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하며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에게 충격이 되었고, 의지할 곳 없이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았던 저와 같이 연약한 피해자들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남 의원이 박 전 시장 측에게 피소 사실을 알린 것에 대해서는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너무 끔찍하다"며 "남인순 의원께서는 피소사실과 피소예정사실이 다르다는 프레임을 만드시려는 것 같은데, 피소사실보다 피소예정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며,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A씨는 "피해자가 10시간 조사를 받는 중에 피의자(박 전 시장) 쪽에서는 대책 회의를 통해 이미 모든 상황을 논의하고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지 않아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계획대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상처를 보듬어줘야 할 대표성을 지닌 세 분이 함구하고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보호함으로써 2차가해 속에 저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원망스럽다"며 "여성과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앞장선 사람들의 안중에 저는 없었나"고 호소했다.

A씨는 "남인순 의원님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저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욱 심각한 2차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제라도 본인이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해 은폐했던 잘못을 인정하고, 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아 달라. 그 자리는 당신의 것이 아닌 '여성'과 '인권'의 대표성을 지닌 자리이고, 당신은 작년 7월 그 가치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A씨와 함께 A씨의 가족들도 입장문을 내고 2차 가해를 멈추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A씨의 부친은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 세 명은 그동안 잘못을 사과하지 않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그런 행동으로 인해 지금까지 순수하게 여성인권을 위해 애쓰시고 계시는 전국의 많은 여성분들에게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피해자(가족 포함)와 국민 앞에 잘못을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기 바란다. 그것만이 이 엄청난 사태를 수습하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A씨의 모친 또한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 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날 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사실이 확실히 드러났을 것"이라며 "사건 당일 그(박 전 시장)에게 사실을 전달한 이들 세 사람은 피해자로 하여금 사실을 확인할 길조차 차단해 버린 원흉들이다. 제발 지금이라도 그들이 정신을 차리고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A씨의 남동생은 "지난 6개월간 저희 가족은 말 그대로 죽지 못해 살고 있다"며 "누나가 바라는 것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그와 관련한 2차 가해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일상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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