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26 12:05

'사퇴' 관련 입장 밝히지 않아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남인순 페이스북 캡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남인순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내용'을 박 전 시장 측에 사전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남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박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에 남 의원은 "사건 당시 제가 서울시 젠더특보와 전화를 통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고, 이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불찰"이라며 "이로 인해 피해자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해 오신 단체와 성희롱·성차별에 맞서 싸워온 2030세대를 비롯한 모든 여성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정치권이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며 "저의 짧은 생각으로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특히 2차 가해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피해자의 고통이 치유되고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남 의원은 "평생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일을 통해 제 스스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었는지 다시 돌아보았다"며 "저를 신뢰해주신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렸다. 치열하게 성찰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남 의원은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피해자 측이 남 의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한 바 있다.

남 의원은 침묵을 유지하다 전날 인권위 결정이 나온 뒤에 비로소 페이스북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사퇴'에 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아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요구한 의원직 사퇴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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