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17 16:09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유튜브 'KBS News' 캡처)
17일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게 말하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유튜브 'KBS News'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17일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진정성있는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의 책임있는 응답을 요구했다.

앞서 이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며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의원들에 대해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징계를 요구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오늘 공식석상에 나와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했다"며 "그간 수없이 말해왔던 피해자다. 그러나 오늘도 또다시 말하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피해자의 용기에 사회는 여전히 응답하고 있지 못했고, 사건 자체에 대해 의심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는 피해자의 말 앞에 정치권은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쏟아지는 2차 가해는 외면하고 선거 승리만을 외치는 후보들과 정당들은 고개 숙여야 한다"며 "이번 재보궐 선거가 왜 시작되었는지 모두 다 잊어버린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마찬가지"라며 "여성정책을 발표하던 날, 피해자에게 사과는 했으나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당내 정치인들에 의해 비롯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없는 일 마냥 취급했다"며 "진정성도, 후속조치도 없는 텅빈 사과였다"고 일갈했다. 

조 대변인은 "'잘못한 일에 진심으로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용서하고 싶다'는 피해자의 말에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있게 응답하길 바란다"며 "정의당은 피해자가 일상에 복귀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거대 건력에 맞서 피해자의 존엄 회복에 모두가 앞장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변인은 "가슴 깊이 박혀버린 상처로 오랜 기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누군가 고통을 받는 일이 생긴다면 약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사회를 반드시 만들어 달라는 피해자의 호소는 매우 무겁게 다가왔다"며 "현 정부가 주야장천 외쳐왔던 피해자 중심주의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피해자가 느낄 압박감과 중압감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국가장을 고집할 때에도, 사과는커녕 혐의를 묻는 기자에게 고인에게 예의가 아니라며 버럭 화를 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처신만 봐도, 피해자에 대한 예의는 물론 국민에 대한 예의 따윈 전혀 안중에 없음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 스스로가 수치심을 갖고 목숨을 끊은 것을 도리어 영웅시하는 행태들은 집단 이기심의 발로이며 도덕도 윤리도 법도 없는 사회로 빠져드는 지름길"이라며 "죽음으로 모든 범죄행위를 덮어버리려는 술수에 절대 관대해서는 안 될 일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게다가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단어를 생성하여 피해자를 2차 가해한 민주당 내 주요 여성 권력자 남인순, 고민정, 진선미 3인은 성추행을 비호한 간악한 세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국민의 지탄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현 정권 내 주요 공직자의 인식과 처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많이 묻혔다는 생각에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아픔을 홀로 치유하고, 공개적인 회견장에 용기 있게 나선 피해자에게 마음 깊이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그 어떤 위력에도 굴복하지 않아도 될 세상을 위해, 지금도 숨죽여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과 함께 할 것이며, 여성은 물론 사회 모든 약자와 함께 할 것"이라며 "인간 존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굳세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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