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4.26 17:45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추미애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추미애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외눈'이라는 표현이 장애인 비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제가 sns에 쓴 극히 일부의 표현을 놓고 일부 정치인들이 오독(誤讀)하고 왜곡한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 언론상업주의에 빠져있는 재벌언론, 언론재벌들이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문제이며 시민 외에 눈치볼 필요가 없어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 24일 추 전 장관을 향해 "명백한 장애 비하 발언이다"며 "해당 장애 비하 표현에 대한 즉각적인 수정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5일 장 의원의 지적에 동의한다며 "추 전 장관이 장애인비하 의도를 갖고 그런 수준 이하의 표현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 짐작하지만 잘못한 것이 틀림없는 만큼 서둘러 시정하고 사과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추 전 장관은 다시 26일 "국어사전에 '외눈'은 짝을 이루지 않고 하나만 있는 눈, 두 눈에서 한 눈을 감고 다른 한 눈으로 볼 때 뜬 눈이라고 풀이한다"며 "접두사 '외-'는 '혼자인'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외눈만 쌍커풀이 있다', '외눈으로 목표물을 겨누다'는 표현에서 '외눈'은 시각 장애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며 장애인 비하는 더더욱 아니다"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저는 진실에는 눈감고 기득권과 유착돼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했다"며 "장 의원과 이 의원은 문맥을 오독해 제 뜻을 왜곡한 것이다. 매우 유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장애인, 비장애인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을 지향하며 정치적, 제도적으로 실천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도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장 의원 역시 이날 "추 전 장관님의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과 이번 장애 비하 표현을 사용하신 행위는 별개의 문제"라며 "추 전 장관님께서 저의 발언을 오독하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눈의 사전적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눈'이라는 단어를 '양눈'보다 가치가 덜한 것, 편향적인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하신 점에서 그렇다"며 "예를 드신 '외눈만 쌍커풀이 있다' 등의 표현은 장애 비하 표현이 아니다. '외눈'이라는 단어를 양눈과 비교해 가치가 떨어지는 무언가에 빗대는 비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님께서 정치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 사용하신 장애인 비하 표현에 대해 성찰하고 진정성있게 국민 앞에 사과하라"며 "'내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 그 한 마디면 끝날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추 전 장관이 놓치고 있는 본질적인 것은 비하, 차별, 혐오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며 "차별금지법 앞장 서 주장하셨다는데 그냥 정치적 장식용으로 외치기만 하지 마시고 그 내용도 함께 공부하실 것을 권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상대방이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는 것이 품격이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임을 강조한다"며 "잘못을 지적받았는데도 계속 억지 주장을 하는 건 옹고집일 뿐 지혜롭지 않다. 얼른 시정하고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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