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7.29 14:09

하태경 "의혹 제기 빙자한 막가파식 인격 살인"...박진 "건전한 시민사회 위해 스스로 철거 마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이른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벽화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벽면에 그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성창경TV' 캡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이른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벽화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벽면에 그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성창경TV'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이른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벽화에 대해 '국민의힘'의 대권주자들이 일제히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앞서 전날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벽면에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인터넷상에 나도는 루머들이 담긴 벽화와 관련한 비판이다. 

최 전 원장은 또 "이것은 저질 비방, 정치 폭력이자 인격 살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 정치의 품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맹공했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그 선을 넘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도 같은 맥락의 비판을 내놨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는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건가"라며 "의혹 제기를 빙자한 막가파식 인격 살인"이라고 힐난했다.

계속해서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건"이라며 "광장에 있어야 할 민주주의를 뒷골목으로 끌고 들어가 키득거리는 볼썽사나운 짓을 당장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하 의원은 또 "영부인의 자격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싶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정확하게 사건을 규정하고 공식적으로 하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입만 열면 여성 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라며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막으라"고 촉구했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에비후보로 등록한 박진 의원도 한마디 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 일번지 종로에 위치한 한 중고서점 외벽에 윤석열 예비후보의 가족을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진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 벽화를 두고 진영이 둘로 갈라져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더욱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국민 대분열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 벽화로 아물지 않는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의한 인신공격이나 중상비방은 당사자의 인권침해는 물론이고, 사회적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문제의 벽화는 건전한 시민사회를 위해 스스로 철거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걸린 이른바 '쥴리 벽화'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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