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9.23 10:29

이재명 측 "이 지사 대선 캠프에 몸담은 적 없다"

분당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사진=SBS뉴스 캡처)
분당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사진=SBS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부동산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원래 쓰던 휴대전화 번호를 없애고 외부와의 접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 목적 법인인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 방식 등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남의뜰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인 '천화동인' 1~7호가 4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게 된 배경을 잘 알고 있는 중심 인물로 주목을 받아왔다.

유 씨의 행방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긴급 간담회'에서 유 씨를 정조준 해 "해외로 도망간 것은 아닌지, 불의의 사고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신병 확보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와 경기도, 금융기관 등을 향해선 "국회의 국감 자료 요구에 대해 성실히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는 "관련자들의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사정당국에 '핵심 관련자 15명'에 대한 신속한 계좌 추적도 촉구했다. 그는 이들 15명에 대해 "공공개발에 컨소시엄과 투자로 합류한 선의의 시민이 아니라 권력 주변에 특수 관계로 얽힌 '정치경제공동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을 본격 추진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유 씨는 당시 사업 구조를 설계하면서 '민간이 과도한 개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공사 실무진의 우려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담당 부서에서 '적정 기준 이상의 개발 이익이 발생했을 때 민간 기업에 과도한 배당금이 돌아가는 방식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유 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대장동 사업 시행사를 선정할 당시 유 씨는 공석인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당시 성남의뜰에는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 '50%+1주'를 갖고 참여했고, 경제지 법조 기자 출신의 김만배 씨가 설립한 '화천대유'는 지분 1%를 갖고 자산관리사(AMC)로 참여했다. 화천대유와는 별개로 김씨와 그가 모집한 개인 투자자 6명이 천화동인 1~7호를 설립해 성남의뜰 지분 6%를 확보했다. 그런데 최근 3년 동안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원을 배당받았지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4000억이 넘는 수익을 배당받았다.

민간 사업자 수익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런 배당 구조를 설계한 것이 유 씨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지사 핵심 측근으로 꼽혔던 유 씨의 역할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왔지만 이 지사 측은 "유 씨는 이 지사 대선 캠프에 몸담은 적이 없다"고 피력했다. 

유 씨는 서울의 한 대학 성악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2008년 성남 분당 정자동의 한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을 맡으면서 주변에서 부동산 개발 전문가라는 평을 듣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시장직 인수위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맡았다. 이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시절 사장직이 공석이 되면서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이때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와 사업자 선정이 진행됐다. 이 지사가 경기지사로 당선된 후엔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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