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0.07 11:38

이재명 지사 지지층, 이낙연 전 대표 '민주당 집권 걸림돌' 인식

이재명 경기지사(왼쪽)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민주당의 내홍이 심상찮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를 둘러싸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갈등이 점임가경 양상이다. 최근에는 캠프 간의 갈등을 넘어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층에서 '경선 중단' 주장까지 나오면서 당내 경선 마무리 이후 '원팀으로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까지 등장했다. 

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경선 중단을 요구하는 이 전 대표 지지층과 이에 반발하는 이 지사 지지층의 게시글이 80건가량 올라왔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단체 카톡방, 트위터 등의 각종 SNS에서는 양 측의 대립이 극에 이르면서 일각에선 사이버상의 모욕죄, 명예훼손죄 혐의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의 주장은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 자체가 리스크이고 혹여라도 이 지사가 유고 상태가 되더라도 민주당은 살아야 할 것 아니냐"는 것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 대선 경선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최소한 이재명 후보가 아무 연관이 없다는 게 밝혀질 때까지라도 경선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 지사 지지층은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 재집권의 걸림돌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원팀을 이룰 생각은 않고 경선 결과 불복에 나설 태세를 보이는 건 민주당의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2차 슈퍼위크까지 거친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가 총 누계 54만5537표로 54.90% 득표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34만1076표로 34.33%에 그치고 있다. 양 측의 득표 차이가 20만표 넘게 벌어진 상황이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역전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대선 경선 중단 등의 극단적 상황까지는 벌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진상 규명이 미흡하거나 늦어지면, 여야 정당을 포함한 한국 정치와 국가 미래가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대장동 사건에 대해 정부 합동수사본부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수사에 대해서 국민들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민주당이나 대한민국에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게이트의 파고가 어디까지 갈 지 모르는 상황에서 민주당 대선경선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건물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며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이 구속된 상황에서 수사가 빠르게 진행 중이니 수사진행 상황을 보면서 경선을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일 대장동 게이트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직접 연루돼 있는 것이 드러난다면 민주당은 가루가 되어 당을 해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며 "당 지도부는 무조건 직진만 외칠 것이 아니라 좌우, 심지어는 뒤까지 쳐다보면서 관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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