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04 12:03

"이런 식이면 정권교체 물거품...책임의 90% 이준석·선대위 주요 관계자에 있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사진=김형오 전 의장 공식홈페이지 캡처)
김형오 전 국회의장. (사진=김형오 전 의장 공식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보수진영 원로 정치인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최근 행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벌써 몇 차례인가.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 직책·나이·관례를 따지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이 당내 불협화음 때문이고, 귀책사유가 대표인 이준석에게 있다면 본인은 서운해 하겠지만 사실"이라며 "당을 추스르고 화합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활기차게 움직여야 할 책임이 당대표에게 있지 않은가. 그 바쁜 후보에게 당내 문제까지 책임을 떠넘기니 당을 잘 모르는 후보의 리더십은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김 전 의장은 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대표의 문제 제기 방식이나 행동엔 동의할 수 없다"며 "후보와 담판을 하거나 치열한 내부토론을 거쳤다면 대표로서 리더십도 살렸을 텐데 당과 후보에게 상처만 남긴 채 이준석은 '싸움꾼'이 돼버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게 해소되면 다른 문제로 또 삐지지 않겠나. 리더의 요건인 설득‧포용의 모습은 날아가 버렸다. 한 표가 아쉬운 선거에서 아군끼리 내편 네편 편가름이나 해대니 어떻게 지지율이 올라가겠나"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대표로서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인가. 윤석열 입당 전엔 당에 들어와야 보호한다더니 정작 입당 후 후보 보호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 어떤 이유에서건 당 대표가 자당 후보와 선대위를 공개 비판하는 일이 과연 온당한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한다. 낯이 참 두껍다. 나름대로 선거운동 하겠다는 건 궁색한 변명"이라고 힐난했다.

김 전 의장은 보수진영의 원로로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자중지란을 유발한 책임이 크다는 점을 명백히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당이 위기에 빠졌으니 이 대표가 자신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의장은 "이준석 대표에게 묻고 싶다. 선거 중의 선거인 대선에 역할하지 않는 당대표를 세계 정당사에서 본 적이 있는가.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당 대표가 태업한 경우는 또 있었던가"라며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왜 청와대·정부·여당·선관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는가. 상대 후보와 정책에 대해서는 왜 공격의 칼날을 겨누지 않는가"라고 따져물었다.

더불어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민의 여망인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 책임의 90%는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주요 관계자에게 있다. 더는 후보에게 덮어씌우지 마라, 자기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며 "몸을 던지고 앞장서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이제는 온몸, 온마음으로 보여야 한다. 역사의 죄인이 되느냐, 새역사의 창출자가 되느냐, 그 갈림길에 서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의장은 앞서 지난 2일 자신의 글에서는 윤 후보를 향해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 소리는 거칠고 강하지만 핵심도 강조점도 불분명하다. 여의도 정치 꼰대들이 하는 말처럼 들리니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도 매력을 못 느낀다"며 "말이 헤프면 무게가 실리지 않고 신뢰마저 잃게 되는 법, 우선 말수를 줄여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의 1/10만 한다고 생각해야 그 말에 힘이 붙고 전달력과 설득력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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