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05 10:09

윤석열 후보, 쇄신안 발표 예정…기존 선대위 해산·실무형 선대본부 발족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5일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총괄선대위원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3일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한 지 33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그만 두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선대위 쇄신을 위해 김 위원장을 불가피하게 해촉하게 됐다'는 뜻을 김 위원장 측근인 임태희 전 장관에게 앞서 전날 밤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후보의 판단이 그런 것이면 어쩔 수 없다"며 "나는 선거를 이기려고 선대위 전면 쇄신을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윤 후보에게 리더십 손상이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문제"라며 "후보가 거기에 휘둘리고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원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윤 후보에게 직접 연락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 사람이 원래 그런 게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 통화에서도 "선대위 개편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하자는 것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라며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내가 선대위에) 억지로 끌려간 사람인데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자신과 윤 후보가 대선을 놓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진의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대위 개편을 얘기했던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현재의 사태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김 위원장에게 보다 더 책임이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대표 권한대행을 지냈던 심재철 전 의원은 지난 4일 밝힌 성명서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후보가 임명한 선대위 총괄위원장이 후보의 재가 없이 자신만 빼고 선대위 지도부 전원 사퇴를 발표했다. 임명직의 월권"이라며 "지금까지의 사태에 선대위 최고위직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책임이 없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총괄선대위원장은 어제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는 실언까지 했다"며 "전면 쇄신이라는데 '내 자리는 아니다'라는 행태는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본인도 사퇴하고 후보에게 전면 쇄신의 그야말로 프리핸드를 줘야 한다"며 "그래서 진정으로 다시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가 지난 3일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뒤늦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사의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당초 발표를 번복한 사건을 두고 심 전 권한대행이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정치권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김 위원장까지 포함된 사퇴명단을 당 공식기구를 통해 발표했다가 나중에서야 뒤늦게 김 위원장이 자신만 사퇴자 명단에서 뺀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국민의힘 중진의원 출신의 심재철 전 권한대행이 질타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저는 이 시점부터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을 밝힌다. 윤 후보는 이날 기존 선대위를 해산하고 실무형 선대본부를 새로 출범하는 내용의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대본부장에는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을 지낸 4선의 권영세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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