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26 09:26

한은, 5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올해 성장률 3.0% 전망치 낮출 듯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0.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했으나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3.1%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GDP 성장률(0.7%)을 소폭 하회한 0.6% 증가했다.

1분기 중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이 감소했으나 수출이 증가를 지속했다. 우선 민간소비는 의류와 신발 등 준내구재와 오락문화, 운수,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줄어 0.5%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가 늘었으나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2.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줄면서 4.0%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1% 늘어났다. 수입은 원유 등이 늘어 0.7% 증가했다. 최근 수출은 17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13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높은 증가율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출 규모는 1728억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통상 1분기는 조업일수가 적어 수출액이 여타 분기 대비 낮은 편이나 올해 1분기 수출은 역대 분기 중 2021년 4분기에 이어 2위의 실적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올해 1분기(26억6000만달러)가 역대 분기 중 1위에 해당한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건설업이 감소하고 서비스업은 소폭 줄었으나 제조업이 증가세를 지속했다. 농림어업은 축산업을 중심으로 4.1% 증가했고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늘어 3.4%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3.8% 늘었다. 

건설업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0.6%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 등이 늘었으나 운수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이처럼 1분기 성장률 수치는 크게 악화된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정부의 부양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리오프닝에 대한 효과나 기대가 반영된 부분이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 주요도시 봉쇄 등 악재는 일부만 반영될 것이나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연초부터 지속된 오미크론 확산,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1분기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0% 초중반이었던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어 전분기 대비 0.7%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국제기구들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속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경제도 성장세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지난해 4분기 성장세 반등에 이어 견조한 회복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 결과 코로나 위기 이후 회복속도도 경제규모 10위권 내 선진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3.0%에서 2.5%로 하향했다. 석 달 만에 0.5%포인트 내렸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지난 21일 우리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낮아지는 추세다. 

한은은 5월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3.0%로 제시 중인 올해 성장률을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주상영 금통위원은 "경제성장 전망은 조사국에서 새롭게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지난 2월에 전망한 것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나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는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성장 구성 측면에서 보면 수출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으나 내수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방역조치 장기화로 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소폭 감소했다. 4분기 전체 성장 반등을 견인했던 소비가 한 분기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여전히 경제 전반에 코로나 영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1분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물가 상승압력 확대로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심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우리경제 회복력이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그 기반 위에 구조개혁에 속도 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민생 안정과 대외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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