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4.26 16:53

1분기 성장률 0.7% '선방'…2분기부터 우크라발 악재 본격 나타날 듯

(이미지제공=픽사베이)
(이미지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코로나19 방역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1분기 경제성장률은 0% 초중반대에 머물 것이라는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1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이 이끌었다. 민간소비는 0.5%, 설비투자는 4.0%, 건설투자는 2.4% 각각 감소했지만 수출은 반도체 등에 힘입어 4.1% 성장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4%포인트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성장률에 대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6일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7%,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며 "조사국의 반기 전망치를 분기화해서 보면 잘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순수출의 영향이 컸다"고 언급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연초부터 지속된 오미크론 확산,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1분기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어 전분기 대비 0.7% 성장했다"며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산술적으로 보면 매분기 0.6~0.7% 성장하면 연간 3%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다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되고 중국 등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물가 등의 악재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황상필 국장은 "1분기에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 차질 등 부정적 영향이 있다"이라며 "앞으로 수출에서도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황 국장은 "민간소비는 방역 완화로 회복흐름이 기대된다"며 "4월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었고 온라인 소비도 양호하다. 추경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 같은 지표들을 종합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을 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한은 성장률은 3.0%, 물가 상승률은 3.1% 수준이다. 성장률은 낮추고 물가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각종 기관에서는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을 2%대로 보고 있다. IMF는 지난 19일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월 대비 0.5%포인트 낮춘 2.5%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3.1%에서 4.0%로 석 달 만에 0.9%포인트 올렸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올해 우리 성장률을 2.7%로 제시했다. 

한은도 성장률을 2% 후반대로 소폭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주상영 금통위원도 "지난 2월에 전망한 것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나 적어도 2% 중후반 정도는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물가는 4%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통위가 4월 통화정책방향문에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적시한 만큼 큰 폭의 상향이 예고된 상태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3.6%, 2월 3.7%, 3월 4.1%로 매우 높다. 연초지만 연간 상승률은 3.8%에 달한다. 4%대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은 4%대에 근접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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